`단통법+기변시대`...뜨뜻 미지근한 영업정지 첫날

“오늘만 10팀이 돌아갔습니다.”

1일 오후 경기 수원의 한 SK텔레콤 대리점에서는 영업정지 첫날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영업정지 사실을 모르고 방문한 고객이 많았고 이 가운데 다수가 타사에서 SK텔레콤으로 번호이동을 하러 온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SK텔레콤 영업정지가 시작된 첫날 가입자를 뺏거나 지키기 위한 이통 3사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됐지만 강화된 단말기유통법 규제와 기기변경 우세 분위기가 겹치면서 ‘대란’ 규모의 시장혼란은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와 업계는 다가오는 주말이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오늘만 10팀이 돌아갔습니다.” 1일 오후 경기 수원의 한 SK텔레콤 대리점에서는 영업정지 첫날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영업정지 사실을 모르고 방문한 고객이 많았고 이 가운데 다수가 타사에서 SK텔레콤으로 번호이동을 하러 온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SK텔레콤 영업정지가 시작된 첫날 가입자를 뺏거나 지키기 위한 이통 3사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됐지만 강화된 단말기유통법 규제와 기기변경 우세 분위기가 겹치면서 ‘대란’ 규모의 시장혼란은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와 업계는 다가오는 주말이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자신의 브로마이드를 들고 있는 SK텔레콤 광고모델 가수 설현.
자신의 브로마이드를 들고 있는 SK텔레콤 광고모델 가수 설현.

이날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는 일부 모델 공시지원금을 대폭 상향조정하는 등 마케팅을 강화했다.

7일까지 일주일간 이어지는 영업정지 기간 최대한 가입자를 빼앗아 와야 하는 KT와 LG유플러스는 스마트폰 인기모델 지원금을 상한선까지 끌어올려 ‘번호이동’ 심리를 자극했다. KT는 삼성 갤럭시S6와 S6엣지 32 모델 지원금을 최고 33만원까지 높였다. 중저가 모델인 A5는 35요금제에서도 30만원이라는 파격적 지원금을 책정했다. LG유플러스는 LG G3 지원금을 46만원까지 상향조정했다. 기본요금(299요금제)부터 40만원을 지원하는 강수를 뒀다. 갤럭시 그랜드 맥스는 최고 지원금 31만9000원이 책정되면서 사실상 ‘공짜폰’으로 풀렸다.

신규 모집과 번호이동이 금지된 SK텔레콤은 기기변경 고객 끌어안기에 올인했다. 삼성 갤럭시노트4와 노트4S-LTE, LG G3캣6 지원금을 한도인 33만원까지 높였다.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자사 모델 가수 설현 브로마이드를 기변 고객 10만명에게 무료 증정하고 전국 매장 3곳에서 사인회도 열기로 했다.

시장과열 지표인 번호이동 통계는 하루가 지나야 나오기 때문에 첫날 대란 여부는 2일이 돼야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방송통신위원회와 이동통신업계는 큰 혼란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통상적 마케팅 활동인 공시지원금 상향 외에 유통점에 지급하는 판매장려금(보조금)이 급증해야 대란으로 이어지는데, 이런 징후가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방통위가 시장감시를 강화한 데다, 기변이 전체 이동통신시장의 45%(7월 기준)까지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20%)을 선택하는 가입자가 많이지면서 공시지원금 상향조정이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 측면도 있다.

이는 과거 이통 3사 순차 영업정지 당시 대규모 지원금 전쟁이 벌어졌던 것과 비교된다.

신종철 방통위 단말기유통조사과장은 “이동통신 소비자들이 번호이동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며 “단통법 이후 시장이 정상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천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이사는 “방통위 시장 모니터링이 이전보다 대폭 강화됐고 기변 고객이 많아졌다”며 “더욱이 공시지원금이 상향되면 상대적으로 유통점에 돌아가는 보조금이 줄어들기 때문에 대란이 촉발될 여지가 줄어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방통위와 이통 업계 모두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언제 어디서 대란이 터질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영업정지 직전인 지난달 30일 하루 동안 번호이동 건수가 2만5000건을 넘어서며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방통위가 시장과열 잣대로 보는 일일 2만4000건을 지난 1월 이후 처음으로 넘어섰기 때문이다. 특히 SK텔레콤이 홀로 1779건의 순증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영업정지 직전 가입자 빨아들이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측은 “1200명에 달하는 우정사업본부 법인폰 단체 개통과 영업정지 전 가입하려는 고객수요 증가 등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이통 3사가 치열한 눈치작전을 펼치는 것 같다”며 “이번 주말이 최대 고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단통법+기변시대`...뜨뜻 미지근한 영업정지 첫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