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재생에너지 기업 한국 진출 줄잇는다

중국 신재생에너지 기업의 우리나라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태양광은 미국·유럽 수출 반덤핑 회피 목적으로, 풍력은 커지고 있는 우리나라 내수시장 공략을 위한 행보로 분석돼 업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리나라 진출을 추진중인 중국 신재생에너지 기업 씨선, CNPV, 골드윈드(상단부터) 로고.
우리나라 진출을 추진중인 중국 신재생에너지 기업 씨선, CNPV, 골드윈드(상단부터) 로고.

4일 신재생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태양광 분야에서 지난해 새만금 투자를 발표한 CNPV에 이어 올해 중국 중견 태양광기업 시선(CSUN)이 인천 태양전지 공장 건설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풍력 분야에서는 중국 최대 기업 골드윈드가 우리나라에 사무실을 내고 본격적인 영업활동 채비에 나섰다.

시선은 태양전지 500㎿, 태양광모듈 1.1GW 생산능력을 갖춘 중견기업이다. 케이선(KSUN, 가칭) 프로젝트라고 알려진 이번 인천 태양전지 공장 건설은 태양광모듈 생산능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했던 태양전지 공장 규모를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이 회사는 중국뿐 아니라 터키에도 생산 공장을 갖추고 있다. 추가 공장 증설 적지로 우리나라를 꼽은 데에는 중국산 제품이 유럽과 미국 수출 시 받는 반덤핑관세를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선이 태양전지 반제품을 국내로 들여와 ‘표면처리’ 정도 최종 작업만 거쳐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으로 둔갑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해 중국 태양광기업 CNPV는 새만금에 3000억원을 투자해 태양전지·태양광모듈 공장과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겠다는 업무협약을 새만금개발청과 맺었다.

중국 기업의 한국 진출 움직임에 대해 업계에서는 경계와 기대의 상반된 시선을 보이고 있다. 중국 태양광기업이 우리나라를 생산기지로 활용하면 할수록 유럽과 미국으로부터 중국산 제품 우회덤핑 국가로 판정받을 가능성도 커진다는 우려다. 최악의 경우 우리나라 태양광 기업까지 도매급으로 제재 받을 수 있다.

이에 반해 최근 중국 내수시장 태양광 수요 확대로 태양전지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어 시선이 우리나라에 태양전지 공장을 세우면 태양광모듈업체 태양전지 수급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풍력 분야에서는 지멘스·GE·베스타스 등 글로벌 주요 기업이 우리나라에 진출한 가운데 중국 최대 풍력사업자인 골드윈드가 우리나라 풍력산업협회에 가입하고 서울에 사무실을 내는 등 본격적인 영업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골드윈드는 부회장을 포함한 임원진이 직접 방한해 풍력산업협회 가입의사를 밝히는 등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

풍력산업협회 관계자는 “우리나라 조선사가 잇따라 풍력사업을 포기한 상황에서 중국 골드윈드가 진출하면 내수시장 잠식 우려가 생기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골드윈드가 독자적으로 국내에서 활동하는 것보다 풍력산업협회 가입을 통해 우리나라 업체와 교류하는 것이 업계에 더 도움 될 것으로 판단해 회원가입을 승인했다”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