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한국형 `히든챔피언` 육성 팔 걷었다

한국형 히든챔피언을 육성하기 위해 정부 출연연구기관이 팔을 걷고 나섰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이병권)은 국내 중소기업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K클럽 전주기 지원시스템’을 통해 45개 기업을 지원해 오고 있으며 세계 최초 기술 개발 등 성과를 내고 있다고 6일 밝혔다.

K클럽은 성장 가능성이 있는 중소기업을 KIST 패밀리 기업으로 지정하고 밀착 지원하는 사업이다.

1단계로 KIST가 보유한 인적·기술적 자원을 활용해 기술지원을 한다. KIST 연구팀이 중소기업과 밀착 공조해 공동 기술개발에 나선다. 기술이 개발되면 2단계로 유관기관과 협업해 마케팅·자금·컨설팅 등을 제공하며 기술이 사업화되도록 전주기를 지원한다.

그동안 K클럽 참여기업은 세계 최초로 몸속에서 녹는 생분해성 나사 개발, 생체 형광염료 개발을 통한 신사업 개척, 사람 얼굴과 동작 인식해 대화하는 로봇 상용화, 의료용·산업용 피코초 레이저 상용화 등 주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유앤아이(대표 구자교)는 세계 최초로 인체 구성 성분으로 만들어 체내에서 분해되는 골접합용 나사 ‘케이메트’를 개발했다. 유앤아이와 KIST는 의료기기를 개발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연결됐고 석현광 KIST 박사와 함께 생체분해성 금속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팀은 9년간 소재 연구개발과 상용화 연구를 진행해 케이메트를 개발하고 올해 국내에서 시판에 들어갔다.

구자교 사장은 “KIST와 함께 분해속도를 늦추고 강도를 높여 다양한 뼈에 사용할 수 있는 제2의 케이메트를 개발할 예정”이라며 “KIST로부터 기술 지원외에도 우수 인재 확보와 세계시장 진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받고 있다”고 말했다.

KIST와 협력해 쇠퇴하던 시장을 벗어나 새로운 분야에서 신성장동력을 찾은 곳도 있다.

섬유용 염료 제조업체로 출발한 바이오액츠(대표 나종주)는 쇠퇴기에 접어든 산업·섬유용 염료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과정에서 KIST와 협력하게 됐다. 항균염료를 개발한 경험을 살려 바이오 염료 개발에 착수했고 김세훈 KIST 박사팀과 함께 형광염료로 암을 마킹하는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암세포와 정상세포를 정확히 구분할 수 있어 암조직 제거 수술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나종주 사장은 “섬유를 통해 팔로를 해보았으니 바이오산업에서는 퍼스트가 될 수 있도록 KIST와 공동연구를 통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KIST 출신 벤처기업 1호인 레이저옵텍(대표 주홍)은 순수 국산 기술로 산업용·의료용 레이저기기를 개발했고, KIST 출신 기업 로보케어(대표 박준호)도 얼굴과 동작을 인식하는 로봇 ‘실벗’과 ‘메로’를 통해 연 매출 10억원 이상 올리고 있다.

KIST 관계자는 “후발업체였던 국내 중소기업이 세계 선두기업으로 도약하고, 쇠퇴기에 접어든 기업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사업”이라며 “K클럽이 한국형 히든챔피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고, K클럽 멤버도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