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민철구 부산과학기술기획평가원 초대 원장

“부산 연구개발(R&D) 사업은 예산 등 자원 배분과 산업 기여도 측면에서 효율성이 낮습니다. R&D 추진에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을 입히고 대형 R&D과제를 발굴, 유치해 제2 도시 부산 위상에 걸맞은 과학기술 역량을 확보하겠습니다.”

[人사이트]민철구 부산과학기술기획평가원 초대 원장

민철구 부산과학기술기획평가원 초대 원장은 “부산 R&D정책과 사업추진 과정에 혁신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산학연관이 이구동성으로 과학기술 중요성을 주장하면서도 정작 정부 R&D과제 확보나 전문인력 양성, 지역 산업에 도움이 되는 사업성과 등 실질적 변화를 가져오지 못했다는 얘기다.

부산과학기술기획평가원(BISTEP)은 이 같은 비판 위에 설립한 부산 R&D 컨트롤타워다. 지난달 23일 공식 개원했다.

민 원장은 “부산 중장기 R&D정책과 사업 조정, 효율성 확보, 투자 극대화가 핵심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중앙 정부와 주요 공공기관에서 R&D를 포함해 과학기술 전략을 수립·평가해온 과학기술정책 전문가다. 15년 이상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에 몸담아 과학기술 인력 정책, 대학·출연(연) 등 공공연구시스템, 중소기업 기술혁신 및 지역혁신 분야를 전문 연구했다. STEPI 정책연구실장과 부원장을 지냈다. 또 국가과학기술심의회 정책조정위원 등 정부 과학기술 정책 자문위원으로 각종 R&D사업 예비타당성 분석·평가 책임자로 활동했다. 초대 원장으로 낙점된 이유다.

민 원장은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R&D 컨트롤타워로서 부산 과학기술 역량을 획기적으로 끌어 올려 달라는 것이 서병수 부산시장 주문이었다”며 “전략이 부족한 부산 R&D사업과 관련 조직·기능을 조정(컨트롤)하고 동시에 유망과제 유치에 전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3년 기준으로 부산시는 전체 예산 약 1.2%를 R&D에 투자했다. 전국 평균 0.7%보다 높은 수준이지만 투자대비 성과는 상대적으로 미흡했다.

그는 “부산 인구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7%지만 R&D 전담인력은 전체 3.8%, R&D 자금은 3.2% 수준이다. 논문과 특허 등 연구성과 또한 2.8%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민 원장은 BISTEP 개원을 준비하며 중앙과 지역에서 R&D 기획·수행·평가를 맡아 온 고급 인력을 국내 최고 대우로 확보했다. 정책 조정과 동시에 R&D 확대 차원에서 예타사업 등 100억원 이상 대형 유망과제를 지속적으로 발굴 유치하기 위해서다. 내년까지 전문인력을 30명 선까지 확충할 계획이다. 첫 사업으로 ‘미래과학기술로드맵’ 수립에 착수해 내년 완료할 예정이다.

부산테크노파크, 부산발전연구원 등 지역기관과 협력도 소홀히 할 수 없는 BISTEP의 주요 역할이다.

민 원장은 “BISTEP가 기존 R&D 추진 체계에 있어 불필요한 ‘옥상옥’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잘 알고 있다”며 “큰틀 R&D 전략 수립과 대형과제 유치 등 부산 R&D 분야에서 그간 하지 못했던, 하기 어려웠던 역할에 집중하면서 기존 타기관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BISTEP 위상을 정립해 가려 한다”고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