쏠리드 컨소시엄, 팬택 인수 9부능선 넘는다···8일 잔금 385억 납부 ‘이상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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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 팬택 인수전이 마무리에 돌입했다. 8일 잔금을 치르면 사실상 완료된다. 잔금 납부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진데다 채권단도 반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파산 직전까지 내몰렸던 팬택이 부활한다.

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은 인수 잔금 385억원을 차질 없이 납부할 것이라고 7일 밝혔다. 지난 8월 중도금 40억원 등 총 80억원을 납부했다.

쏠리드 컨소시엄, 팬택 인수 9부능선 넘는다···8일 잔금 385억 납부 ‘이상 무’

정준 쏠리드 대표는 “8일 아침 잔금 385억원 전달 등 실무를 진행할 것”이라며 “팬택 기존 채무가 존속법인과 함께 청산되면 우리가 인수할 신규법인에는 직원 퇴직금을 포함한 공공채권이 남는데 대세에 지장은 없다”고 말했다.

팬택과 법원, 컨소시엄은 논의를 거쳐 팬택을 존속법인과 신설법인으로 분할, 신설법인을 컨소시엄에 매각하는 방식을 택했다. 존속법인은 매각 대금과 공장 등 기존 자산 매각 대금을 더해 채무를 변제한다. 나머지 부채는 탕감되며 이후 존속법인은 청산한다. 신설법인에는 밀린 공과금이나 직원 퇴직금 등 일부 공공채권이 남는데 액수가 크지 않다.

컨소시엄은 팬택 인력 약 500명을 신설법인으로 고용승계하고 특허, AS센터 20여곳, 김포공장 생산설비 일부 등을 총 465억원에 인수한다. 당초 지난달 4일이었던 잔금 납부일을 이달 8일로 연기한 것은 인력과 생산설비 등 인수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서였다.

팬택 인수 최종 승인은 오는 16일 열리는 관계인집회에서 이뤄진다. 채권단은 컨소시엄이 약속된 금액을 지급하고 인력을 고용했는지, 이들이 일할 수 있는 충분한 사업계획을 마련했는지 등을 살펴보고 승인한다. 여러 차례 조정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채권단 승인에도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준 쏠리드 대표
정준 쏠리드 대표

이후 팬택 부활 작업이 시작된다. 인도네시아 협력사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사업을 위한 양해각서(MOU)도 교환한다. 팬택 기술을 제공해 제품을 개발하고 합작법인은 제조와 판매를 담당한다.

인도네시아에는 현지 이동통신사, 유통업체와 긴밀한 협력을 기반으로 진출한다. 인도네시아는 인구가 2억5000만명에 이르고 2G에서 LTE로 급격한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사업이 성과를 거두면 동남아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한국에는 우선 한두 개 경쟁력 있는 스마트폰 모델을 출시한다. 신규 모델 출시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국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 삼성-애플 양강체계로 굳어졌고 중저가폰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팬택 역시 중저가폰 시장을 노릴 공산이 크다. 과거처럼 프리미엄 시장에서 경쟁보다는 팬택에 알맞은 입지를 찾는 게 최우선과제다

정준 대표는 팬택 브랜드를 놓고 “일각에서 팬택이라는 사명이 바뀔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아직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팬택 대표 브랜드인 ‘베가’는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바꿔야 할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팬택은 지난해 8월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1년 이상 정상영업을 하지 못했다. 재고를 판매하며 버텨왔지만 이조차도 올해 초 대부분 소진돼 개점휴업 상태다. 영업 재개 시점은 일러도 내년 상반기가 될 전망이다.

고객 선택권과 이동통신 시장 다양화 측면에서 팬택 부활은 큰 의미가 있다. 이통사 역시 선택 기회 확대로 전략 다변화를 꾀할 수 있다. 무엇보다 벤처신화를 이끌었던 팬택이 사업을 재개하면 여전히 창업을 꿈꾸는 수많은 예비 창업자에게 새로운 희망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된다.

<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 팬택 인수 일지(자료:업계 종합)>


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 팬택 인수 일지(자료:업계 종합)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