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화성탐사대용 온실서 고구마·딸기 재배 성공

수확량 지구 노지의 10배...2035년 사용될 듯

최근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임무를 수행중인 우주비행사들이 상추를 길러 먹는데 성공한 바 있다. 하지만 화성탐사 우주비행사들은 더 높은 칼로리의 식품을 섭취해야 한다. 오는 2030년대에 이뤄질 화성탐사 우주비행사들은 생명유지에 필요한 고칼리 식품을 섭취할 수 있을까? (최근 개봉된 영화 마션(원작: 앤디 위어의 ‘마션’)에서는 식물학자 마크 와트니가 화성에서 살아남기 위해 감자를 길러 식량을 늘려가는 모습이 그려지고 있다.)

최근 미 애리조나대 과학자들은 이미 화성의 황량한 기후환경에서도 고구마,딸기,토마토를 길러 먹을 수 있는 수경재배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

■황량한 달과 화성에서도 고구마와 토마토 먹을 수있다.

이들의 목표는 지구같은 풍부한 토양과 산소를 가지지 않는 황량한 행성 화성에서 농작물을 길러낼 수 있는지를 알아내는 것이다.

美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지원을 받고 있는 이 연구팀의 온실 안에서는 고구마와 딸기가 먹음직스럽게 열린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시스템이 언젠가는 달이나 화성 탐사대에게 사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오는 2030년대 중반 화성에서는 이런 모습의 농사가 이뤄지게 된다. 사진=나사
오는 2030년대 중반 화성에서는 이런 모습의 농사가 이뤄지게 된다. 사진=나사

나사의 지원을 받은 애리조나대 연구팀이 화성에서 사용될 온실에서 딸기를 수확하는 모습. 사진=애리조나대 유튜브
나사의 지원을 받은 애리조나대 연구팀이 화성에서 사용될 온실에서 딸기를 수확하는 모습. 사진=애리조나대 유튜브

애리조나대 연구팀은 달과 화성에서의 농작물재배를 위해 거대한 알루미늄통에 플라스틱을 덮은 원통형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 온실은 환경제어방식의 농작물재배 센터라는 의미인 CEAC(Controlled Environment Agriculture Centre)로 불린다. 과학자들은 이 시스템을 이용해 수경재배방식으로 농작물을 기르는데 성공했다. 수경재배법은 흙대신 수용성 영양분과 물만 사용해 농작물을 기르는 방식이다.

연구진은 이 온실시스템을 이용한 결과, 노지에서 기르는 농작물보다 10배나 많은 수확량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연구진은 마션 영화와 소설속에 등장한 것처럼 화성에서 1,000일을 보내는 것도 결코 상상속의 일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영화에서 와트니는 자신의 배설물을 사용해 감자를 기르는 것으로 나와있지만 수경재배방식의 온실은 이보다 훨씬 복잡하다.

컴퓨터를 사용해 온실의 최적의 기온,습도,물,빛,영양분을 유지하는 등 복잡하고 까다로운 과정을 거치게 된다.

■특수 온실에서 수경재배...지구 노지수확량의 10배

애리조나대의 에리카 에르난데스는 “우리는 화성의 광범위한 기후조건을 모니터링할 수 잇는 광범위한 센서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컨트롤러를 가지고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어 농작물이 경험할 매일매일의 일정에 변화를 준다. 또한 모든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모든 시스템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모든 물질조건을 제어할 수 있게 돼 예상치 못한 병원균에 의한 병해없이 100%의 수확률을 볼 수 있게 된다.

CEAC프로젝트에 참여중인 진 자코멜리 이사(원예공학자)는 “이 달과 화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온실은 나사의 지원을 받고 있다. 언젠가 사람들은 다른 행성에서 살면서 일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사의 지원을 받은 애리조나대 연구팀이 화성에서 사용할 온실에서 고구마와 토마토재배에 성공했다. 사진=애리조나대 유튜브.jpg
나사의 지원을 받은 애리조나대 연구팀이 화성에서 사용할 온실에서 고구마와 토마토재배에 성공했다. 사진=애리조나대 유튜브.jpg

이어 “그렇게 되면 이들은 식량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다...우리는 영화 마션에서 마크 와트니가 직면했던 것과 똑같은 도전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 ‘마션’에서 나오는 우주감자는

최근 개봉한 리들리 스콧 감독의 ‘마션’에서 마트 와트니는 화성폭풍으로부터 대피하던 중 팀원들과 떨어져 혼자 화성에 남겨진다.

그는 “나는 아무것도 자라지 않는 이곳에서 3년 간 먹을 수 있는 농작물을 기를 방법을 알아냈다”며 실행에 옮긴다. 그는 화성에서 감자를 길러 내면서 “나는 이 행성 최고의 식물학자다”라고 스스로를 추켜 세운다.

나사의 화성탐사 우주비행사는 오는 2035년 11월 쯤 화성에 착륙할 예정이다. 애리조나대 연구팀은 나사의 지원을 받고 있다. 이는 이 화성용 수경농작물재배법이 화성에서 실제로 사용될 것임을 말해 준다.

진 자코멜리 애리조나대 CEAC프로젝트 담당이사는 “이 책과 영화를 본 것은 연구원들이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 토론할 때 엄청나게 흥미롭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진 자코멜리는 “영화 마션의 주인공 와트니는 `(물이) 필요하면 식물에 직접 소변을 보면된다. ‘식물은 자신이 필요한 물을 받아들이고 나머지는 내벽에 모아놓을 거야’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는 중대한 실수다. 재처리되지 않은 소변을 식물에 주면 높은 염도가 이들을 죽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게다가 식물은 질산성질소를 필요로 하는데 이는 소변의 대부분인 요소질소로부터 두개의 생물학적 단계를 더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상추재배 성공

지난 8월 지구 궤도에 떠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의 우주비행사들은 우주에서 재배한 싱싱한 상추를 수확하는 역사적 사건을 경험했다.

상추는 지난 7월에 ‘베그-01(Veg01)’이라고 불리는 식물실험시스템 내에서 파종돼 한달 만인 지난 8월에 수확됐다.

이 우주에서의 상추수확은 나사의 화성 유인탐사선 임무수행을 위한 또다른 진일보로 여겨지고 있다.

ISS 우주비행사들은 수확된 상추의 절반을 먹었고 다른 절반은 냉동해서 과학적 분석용으로 지구에 보냈다.

지난 8월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재배된 상추. 절반은 우주비행사들이 먹고 나머지는 지구로 보내졌다. 사진=나사
지난 8월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재배된 상추. 절반은 우주비행사들이 먹고 나머지는 지구로 보내졌다. 사진=나사

우주비행사 스콧 켈리는 “만일 우리가 언젠가 화성에 간다면 보다 오랫동안 식량을 공급할 수 있는 우주선을 갖게 될 것이다. 화성으로 오가는 중에 우리는 식량 재보급을 받을 필요가 없을 것이다. 우리는 완전히 식량을 자급하게 될 것이다. 스스로 식량을 기르는 능력은 이방향으로의 첫단추를 꿰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선한 음식을 제공받는 것은 장거리우주비행을 하는 우주비행사들에게는 아주 중요한 일이다.

케네디우주센터 탐사연구기술프로그램청에서 첨단생명지원(Advanced Life Support) 활동을 담당하는 레이 휠러 박사는 “토마토, 블루베리,붉은 상추같은 신선한 음식이 훌륭한 항산화, 노화방지제라는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주에서 신선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은 우주비행사들의 기분에 영향을 미치며 우주에서 쏘이는 방사능으로부터 인간을 보호해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애리조나대는 이 화성에서의 수경재배 방식 농법을 유튜브(https://www.youtube.com/watch?v=Q128I9KNY9k)에서 소개하고 있다.

한편 나사의 베그-01 실험은 지구궤도 내에서의 작물성장 기능 및 그 성과를 연구하기 위해 이뤄졌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재구국제과학전문기자 jk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