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공생 선택하는 공유경제... 일부 합법화 움직임도

[이슈분석]공생 선택하는 공유경제... 일부 합법화 움직임도

전통 산업과 대립각을 세우던 공유경제 서비스 사업이 공생 모델로 성공해법을 내놓고 있다. 세계 각국도 점차 공유경제를 합법화하며 사업 기회를 열어주는 모습이다. 공유경제 성공을 의심하던 시장 시선 역시 변하고 있다.

우버를 시작으로 운송 서비스에 뛰어든 다양한 공유경제 기업은 택시 산업과 손을 잡고 있다. 경쟁을 넘어 상생으로 성장하겠다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국내 카카오택시 서비스다. 후발주자로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택시 업계와 제휴를 맺고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였다. 최근에는 택시조합과 협약을 맺고 고급형 서비스로 사업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는 각각 디디콰이처와 그랩택시가 택시 업체와 상생 모델을 만들었다. 디디콰이처는 중국 360개 도시에서 영업 중이다. 택시를 이용하는 사람만 하루 400만명이다. 그랩택시는 필리핀 마닐라 택시업체 대부분과 제휴해 택시산업 지형을 바꾸며 활력을 불어넣은 것으로 유명하다.

기존 법규제에 맞추기 위한 노력도 진행 중이다. 에어비앤비는 프랑스 파리에서 하루 일정 금액을 일괄 포함해 받은 숙박비로 세금을 납부하기로 했다. 향후 프랑스 전역과 다른 국가 등으로 적용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빠른 변화를 몰고 온 공유경제 서비스와 기존 산업과 갈등을 줄이고 합법화해 장점을 받아들이려는 움직임도 각국에서 일고 있다.

일본은 지방 등 일부 지역에서 우버와 같은 자가용 운송을 허용하기로 했다. 관광객이나 대중교통이 발달되지 않은 곳, 이동이 어려운 사람을 위해서다. 정부는 차량 운행 등록 등 규제 문턱을 낮춰 기존 운송 서비스를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규제 완화 추진에 대도시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향후 관련 요구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은 이달 우버 등 서비스가 합법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택시 업체나 운전사 등이 꾸준히 문제를 제기했지만 자가용 운송이 기존 택시 미터와 다른 체계를 가지고 있어 불법 택시 영업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호주에서도 차량공유 서비스 허용 움직임이 시작됐다. 캔버라가 속한 호주 수도준주(ACT)에서 처음으로 합법 결정이 나온 것이다. 확산되고 있는 공유경제 물결을 거스르지 않고 적법하게 만들겠다는 취지다. 택시와 렌터카 업계 등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했다.

관련 부처는 택시기사가 납부하는 연간 면허 비용을 단계적으로 낮추고 우버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운전사 자격을 심사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자가용 운송 서비스 승차를 일반 거리나 정류장이 아닌 곳으로 제한하는 조건을 붙일 계획이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