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것이 왔다" 아마존, 내년 초 한국에 데이터센터 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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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SK브로드밴드 보유 IDC 공간 임대...설비 구축 마쳐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아마존이 한국에 데이터센터 구축을 공식화했다.

아마존은 5일 자사 블로그에서 내년 초 한국에 ‘AWS리전’을 개설하겠다고 밝혔다. AWS리전은 두 개 이상 데이터센터가 위치한 지역을 지칭하는 아마존 내부 용어다.

앤디 재시 수석부사장이 7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호텔에서 열린 `아마존웹서비스 리인벤트`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앤디 재시 수석부사장이 7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호텔에서 열린 `아마존웹서비스 리인벤트`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아마존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인프라를 한국 내 직접 구축하겠다는 뜻으로, 아마존은 이미 KT·SK브로드밴드 등이 보유한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내에 일정 공간을 빌려 설비 구축을 마쳤다.

아마존은 “많은 고객이 한국 내 리전 개설을 요청해왔다”며 “리전이 설립되면 스타트업이나 기업, 정부기관, 대학 등에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마존이 한국에 클라우드 인프라를 두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해외 IDC를 활용해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아마존 결정은 고속 성장 중인 한국 시장 투자로 풀이된다.

아마존은 지난 2012년 한국에 진출, 1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SK플래닛, 넥슨, 게임빌 등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하고 스타트업 사이에서도 기반을 확대 중이다. 아마존은 성장성을 확인함에 따라 자체 인프라로 서비스를 개선하고 사업을 확대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우리나라에서 클라우드 발전법이 시행되면서 공공시장 확대가 수월해진 것도 아마존이 공세 수위를 높이는 배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네트워크가 발달해도 데이터센터의 지리적 위치에 따라 속도(레이턴시)가 다를 수밖에 없다”며 “한국 시장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아마존은 세계 최대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다. 세계 곳곳에 분산시킨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분기에 2조원이 넘는 매출을 거두고 있다. 국내 클라우드 업계 연간 매출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금액이다. 기술 경쟁력뿐만 아니라 경제성에서도 앞서 있어 아마존 한국 공략은 국내 클라우드 업계에 큰 위협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클라우드 업계 관계자는 “올 것이 왔다”며 “(아마존 진출로) 클라우드 시장이 활성화되는 효과도 있겠지만 아마존과 서비스를 경쟁해야 하는 기업은 매우 힘들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사용자에게 필요한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인터넷으로 필요한 만큼 빌려 쓰는 것이다.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직접 구매 또는 구축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로 각광을 받고 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