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국내 첫 라이선스 모델 나온다

개발비만 수십억원에 달하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을 저렴한 라이선스 비용만 지불하고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내년 1월 사업이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투자여력이 많지 않은 기업에 유용할 전망이다.

16일 한국금융플랫폼(회장 김동연)은 국내 최초로 자체 개발한 ASP시스템을 이달부터 크라우드펀딩 참여 기업에 저렴한 비용으로 라이선스한다고 밝혔다.

ASP시스템은 지분투자와 메자닌투자에 활용되는 시스템으로 한국금융플랫폼이 9년째 활용하고 있는 플랫폼이다.

내년 1월 25일 시행되는 크라우드펀딩 사업 활성화를 위해 정부는 자본금을 5억원으로 하향조정하는 등 진입장벽을 낮췄다.

하지만 투자 여력이 많지 않은 사업자는 펀딩 플랫폼을 개발하고 실제 거래까지 많은 시간과 자금이 필요하다. 통상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개발에만 최소 30억원 자금과 1년 이상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많은 기업이 애로를 겪고 있다.

김동연 한국금융플랫폼 회장은 “크라우드 펀딩 사업은 방대한 ASP설계가 필수”라며 “회사채, 전환사채 등을 통한 자금 운용에 있어 우수한 플랫폼을 보유했는지가 회사 생존과도 직결된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정부가 진입 장벽을 낮췄지만, 개발기간만 1년 이상이 걸리는 플랫폼 구축 작업에 많은 후발 참여기업이 시장 진입에 애로를 겪고 있다”며 “IDC센터에서 서버를 임대해 사용하듯 이제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도 라이선스해 개발비와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개발비 5분의 1 미만 가격으로 라이센스 비용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금융플랫폼은 국내 크라우드 펀딩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돈이 모이는 ‘머니옥션’과 ‘오퍼튠’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P2P금융 기업 중 약 2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해 검증된 플랫폼을 갖췄다.

한편 현재 운영 중인 사이트 오퍼튠은 라이선스사업과 동시에 별도 회사로 스핀오프를 준비 중이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