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 내년 하반기, 5G 20Gbps급 장벽 넘는다

18GB 초고화질(UHD) 영화 한 편을 7.5초에 내려 받을 수 있는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가 한걸음 다가왔다. 국내 이동통신사가 세계 최초로 5G 최고 전송 속도 기준인 20Gbps 이상을 내년 하반기 시연한다. 5G 요구 조건 가운데 속도는 가장 기본적이며 핵심적 요소로 이통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추세다.

16일 노키아를 비롯한 장비 제조사가 내년 하반기부터 국내 선정 5G 후보 주파수를 위한 장비를 출시한다. 우리 정부와 산업계가 선정한 5G 후보 대역은 27~29.5㎓, 31.8~33.4㎓, 37~42.5㎓, 45.5~50.2㎓, 50.4~52.6㎓, 66~74㎓ 6개 대역이다.

제조사와 이통사가 해당 대역 장비 개발 필요성을 공감하고 협력 중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여기에 맞춰 20㎓ 이상 속도 구현을 위한 요소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미 SK텔레콤은 노키아와 협력해 19.1Gbps를 시연했다. 당시 사용한 주파수는 10㎓ 대역이다. SK텔레콤은 내년엔 더 넓은 주파수를 활용해 속도를 높일 예정이다. 시연에 쓰일 대역은 실제 5G 주파수로 논의되는 곳이기 때문에 상용화에 한 걸음 다가가는 셈이다.

지난달 말 SK텔레콤이 분당 종합기술원에서 고주파 대역을 활용해 19.1Gbps를 시연하는 모습.
지난달 말 SK텔레콤이 분당 종합기술원에서 고주파 대역을 활용해 19.1Gbps를 시연하는 모습.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5G에 활용할 국제 공통 고주파 대역이 최종 확정되지 않았지만 우리가 밀고 있는 대역이 선정될 가능성이 높아 여러 장비업체에서 관련 장비를 개발 중”이라며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20Gbps 속도 시연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5G 핵심 성능 비전을 △최고 전송 속도 △이용자 체감 전송 속도 △주파수 효율성 △고속 이동성 △전송 지연 △최다 기기 연결 수 △에너지 효율성 △면적당 데이터 처리 용량 8개로 정의했다. 이 중 최고 전송 속도는 가장 핵심이 되는 요소다.

현재 5G 속도 향상은 6㎓ 미만 저주파 대역과 6㎓ 이상 고주파 대역으로 나눠 진행 중이다. 지난해 6월 SK텔레콤과 노키아가 주파수분할과 시분할 롱텀에벌루션(LTE-FDD·TDD) 집성(CA) 기술로 3.8Gbps를 시연했다. 당시 주파수 대역은 1.8㎓와 2.5㎓다.

20Gbps 이상 속도를 내려면 최소 400㎒ 주파수 폭이 필요한데 저주파에서는 사실상 확보가 어렵다. 고주파 활용이 필요한 이유다. 고주파 대역은 주파수는 여유가 있지만 전파 전달거리가 짧고 전력 소모가 높은 게 단점이다. 이를 지원할 전력 증폭기와 무선(RF) 부품, 단말기 칩, 커버리지 확대 기술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빨리 20Gbps를 시연한다는 것은 무선통신 기술력이 그만큼 앞서 나간다는 의미다.

전문가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최초 5G 시범서비스를 위해선 내년 하반기부터 고주파 후보대역에서 테스트와 시연이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단순히 연구실 차원 속도 시연을 넘어 현장에서 필드 테스트가 연이을 전망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내년에는 20Gbps 이상 속도 시연뿐만 아니라 2018년 시범서비스를 위한 준비 작업이 시작된다”며 “국내외 이동통신사 간 속도 경쟁도 점차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무선통신 속도 경쟁(자료:업계 종합)>


무선통신 속도 경쟁(자료:업계 종합)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