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재계 `별들의 이동`

[데스크라인]재계 `별들의 이동`

‘별들의 이동’으로 불리는 재계 인사가 이번 주 본격화한다. 인사 당사자는 물론이고 관련업계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번 주 LG를 시작으로 삼성, 현대차, SK, 롯데 등 연말 사장·임원 인사가 순차적으로 단행될 예정이다. 대기업 임원을 ‘별’에 비유한다. 그만큼 아무나 올라갈 수 없고 많은 권한과 혜택이 부여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평사원으로 입사해 대기업 임원이 될 확률을 통상 1%로 본다. 일각에서는 낙타가 바늘귀를 통화하는 것보다 더 힘들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100명의 신입사원이 들어왔다면 그 가운데 한 명만 별을 다는 셈이다. 임원이 되고 직급이 전무, 부사장, 사장으로 직급을 더 올리려면 다시 최소 몇 대 일 경쟁을 거쳐야 한다.

‘A기업에서 누가 최고경영자(CEO)에 오르고 어느 부문장이 교체될 것’이라는 식 하마평이 최근 무성하다. 인사를 앞두고는 승진 대상자는 물론이고 이미 한 자리를 차지한 기존 별들까지 바짝 움츠린다. 평가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아무도 없다. 누가 칼자루를 쥐었는지, 도마에 올랐는지도 극소수만 안다. 충분한 ‘공’을 가진 사람도 혹시나 불거질 작은 문제에도 몸조심이다.

올 연말 인사 분위기는 썩 좋지 않다. 주요 기업 구조조정과 사업재편이 한창 진행 중인 것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기업의 자발적 사업 재편이 이뤄지는 가운데 정부가 부실기업 구조조정에 고삐를 바짝 당기고 있다. 기업 성적표도 긍정적이지는 않다. ‘신상필벌’을 감안할 때 승진자는 줄고 문책성 인사가 늘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다. 이래저래 올 연말 불확실성은 과거 어느 때보다 높다.

[데스크라인]재계 `별들의 이동`

재계 1위 삼성은 계열사 사업구조 재편이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와 일부 계열사의 근무지 변경까지 언급되면서 내부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LG 역시 핵심 계열사 실적 부진과 미래 신산업 불확실성 등이 인사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롯데는 오너 일가 내홍이 연말 인사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변수다.

그럼에도 ‘인사는 만사’다. 인사는 한 해 사업을 마무리하면서 미래 준비할 진용을 갖추는 과정이다. 무엇보다 최고 결정권자는 인사로 자신의 경영 의지를 조직에 심는다. 이 점이 인사 핵심이다. 중요자리 임원 한 명만 바꿔도 조직 전반에 큰 임팩트를 줄 수 있다. 조직의 나갈 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구현할 리더를 선발하는 과정이 인사다.

[데스크라인]재계 `별들의 이동`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공정성이다. 다수가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사람이 승진하는 것은 당연하고, 저 사람은 그 자리에 잘 배치됐다’는 평가가 많다면 잘된 인사다. 반대로 결과에 ‘갸우뚱’ 하는 일이 많다면 그 행간을 잘 해석해야 한다. 큰 변화를 예고할 수 있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인사 이후 정비도 인사 자체만큼이나 중요하다. 불만 없는 인사는 없다. 잡음을 최소화하고 조직이 잘 결집하도록 후작업도 충실히 해야 인사 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다. 적재적소에 전문가를 배치하는 ‘인사가 만사’가 돼야 한다.

전자자동차산업부장·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