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삼성페이 중가폰으로 확대"…`삼성페이` 전면에 선다

삼성전자가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를 중가 스마트폰에 탑재한다. 삼성페이는 지금까지 갤럭시노트5·갤럭시S6 등 프리미엄폰에만 적용됐다. 소비자 만족도가 높은 모바일 결제 기능을 확대해 스마트폰 신규 수요창출과 함께 고객 이탈을 막겠다는 포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 출시할 중가 스마트폰에 삼성페이를 탑재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플래그십(최상위 모델) 스마트폰 외에도 다양한 기종에 삼성페이를 적용할 방침”이라며 “다른 제품군으로 확대 적용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현재 협력사와 중가 스마트폰에 들어갈 삼성페이 모듈을 개발하고 있다. 복수 삼성 협력사 관계자는 “새로운 모듈을 삼성전자와 개발하고 있다”며 “갤럭시A 후속 모델에 탑재할 예정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 부품 업체는 삼성전자로부터 제품 승인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페이 모듈이란 근거리무선통신(NFC), 마그네틱보안전송(MST) 등이 하나로 결합된 부품이다. 스마트폰 속에 내장돼 포스(POS)와 통신 역할을 담당한다.

삼성전자가 삼성페이 확대를 공식화한 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프리미엄폰에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넣어왔다.

삼성전자가 전략을 바꿔 갤럭시A 시리즈와 같은 중가폰으로 삼성페이를 확대하는 건 플랫폼 영향력 강화와 삼성 스마트폰 사용자를 지속적으로 붙잡아두는 게 목적이다.

지난 8월 국내에 출시한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삼성페이 누적 가입자는 100만명을 넘어섰다. 결제 건수는 하루 10만건을 넘었고 결제금액은 서비스 도입 초기 하루 7억~8억원 수준에서 현재 20억원 이상으로 늘었다. 누적 결제금액도 1000억원을 돌파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5, 갤럭시S6엣지 플러스 등 신형 스마트폰 인기로 삼성페이 가입자를 늘리는 데 성공했다. 기존 결제 플랫폼을 대체하려면 범용 휴대폰 보급이 시급하다.

삼성전자는 중가폰으로 삼성페이를 확대하면서 소비 지출이 많은 30대 이상 경제 활동 소비자를 끌어들일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와 함께 삼성페이 범용성을 극대화하고자 연말 금융사와 연동해 보안 토큰방식을 고정형으로 바꿔 멤버십과 현장할인 기능을 다수 포함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주유소, 호텔, 대형 가맹점 등 비교적 결제 금액이 많은 사용처에서 기존 결제수단과 경쟁을 앞두고 있다.

사용자 록인(Lock-In) 효과도 노린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1위 스마트폰 지위에도 애플과 같은 충성 고객층을 확보하지 못한 점이 줄곧 약점으로 지적됐다. 삼성 스마트폰만의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구축하지 못하고 하드웨어 기술 향상에만 주력해왔기 때문이다. 삼성페이는 이를 타개할 대안으로 부상했다.

이인종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은 지난 6월 열린 삼성전자 투자자 포럼에서 “첫해 15~20% 수준 고객이 솔루션을 사용한다면 기기에 고착성을 만들어낼 수 있다”며 삼성페이 록인 역할을 기대했다.

삼성전자와 협력하고 있는 금융 업체 관계자는 “마일리지 적립 기능은 물론이고 내년 상반기 모든 은행과 직불결제 사용처 확대와 모든 ATM 연동을 활용한 출금 서비스까지 확대 예정”이라며 “송금 서비스까지 추가되면 삼성페이 매체가 되는 스마트폰 기종 확대는 소비 확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