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글로벌 자원시장 역주행은 안 된다

저유가 장기화로 글로벌 자원시장에서 인수합병(M&A) 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 초만 해도 자원 매입에 소극적이었던 글로벌 메이저들이 하반기 들어서 회사 포트폴리오 최적화 전략으로 유망자산 매입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2분기에 성사된 쉘의 BG 인수와 노블에너지의 로제타리소스 인수 등 대형 M&A가 하반기에도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해 10월 이후 한동안 뜸했던 북해 상류 자산 거래도 올해 5월 서드에너지의 애틀랜틱 페트로이엄 자산 매입을 시작으로 10건의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이 중 절반이 10월에 집중됐다.

세계 자원시장 M&A 확대는 저유가 장기화에 힘입은 바 크다. 계속되는 저유가로 가격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의 희망 가격차가 좁혀져 지금의 M&A로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메이저들은 매장량 재평가로 보유광구의 가치가 하락했지만, 이를 팔기보다는 다른 기업이 내놓은 유망자원 매입 전략을 펴고 있다. 당장의 가치하락에 급하게 팔기보다는 오히려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양상이다.

반면에 국내 자원공기업들은 글로벌 시장 M&A를 관망하는 상황이다. 아직도 지난 정부의 자원외교 실패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자원 가격 급락으로 유전, 광산 등 관련기업의 가치가 떨어진 지금이 최고의 투자시점”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중국은 2012년 이후 해외자원 개발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일본은 내년 최대 규모의 해외자원 개발 관련 예산을 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자원의 95% 이상을 수입하는 자원 빈국이다. 자급자족이 불가능해 수입으로 충당해야 한다. 이제는 글로벌 자원시장 변화 흐름을 진단해 선제적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중요한 시점이다.

글로벌 자원시장 역주행으로 해외 유망자산을 확보할 수 있는 호기를 눈앞에서 놓쳐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