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이통시장 점유율 10% 돌파 앞둔 알뜰폰

알뜰폰 가입자가 연내 600만명을 돌파, 이동통신시장 점유율 10% 돌파가 임박했다.

지난 9월말 기준 알뜰폰 가입자는 560만명으로,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5842만명 9.58%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알뜰폰 가입자가 매달 10만~15만명씩 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내 이통시장 점유율 10% 돌파와 가입자 600만명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1년 7월 알뜰폰 공식 출범 이후 4년 만이다.

이동통신 시장 포화로 누구도 알뜰폰 성공을 장담할 수 없었던 당시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예상을 뒤엎고 알뜰폰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데에는 가계통신비 절감과 합리적 통신문화 정착을 위한 정부 지원 정책이 한몫했다. 이뿐만 아니다. 알뜰폰 사업자의 자발적 노력, 이용자의 합리적 선택 등 삼박자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게 중론이다.

◇ 쑥쑥 크는 알뜰폰…줄어드는 가계통신비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알뜰폰 가입자는 413만명으로, 전체 이통 가입자 7.3% 수준이었다. 불과 1년 만에 150만명이 늘었다.

알뜰폰 가입자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출범한 2013년 3월 말 155만명에서 지난 9월 말 560만명으로 상승 곡선을 이어가고 있다. 2013년 6월 182만명으로, 9월에는 212만명, 12월에는 248만명으로 늘었다. 2014년 3월 286만명, 6월 348만명, 9월 413만명, 12월 458만명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올해 3월에는 496만명을 넘었고 4월에는 500만명을 돌파했다. 6월 530만명을 넘어 9월 560만을 돌파했다.

알뜰폰 이용자 증가는 가계통신비 절감으로 이어졌다. 알뜰폰 가입자가 늘어날수록 가계통신비 절감 효과도 커지고 있다.

미래부가 지난해 10월 알뜰폰 400만 가입자 돌파에 따른 통신비 절감 효과를 추정한 결과, 알뜰폰으로 전환한 이용자가 월 평균 1만8379원, 연간 22만원을 줄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기존 이통사 요금을 55% 줄일 수 있다는 방증이다.

지난 5월 알뜰폰 가입자 500만 돌파 이후 통신비 절감 효과는 이전보다 커졌다.

알뜰폰 이용자가 월 평균 2만683원, 연간 24만원을 절감하는 등 기존 이통사 요금을 57%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알뜰폰 이용으로 통신비 절감 효과가 분명한 만큼, 알뜰폰 저변이 늘어날수록 통신비에 부담을 느끼는 이용자에게 확실한 대안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알뜰폰 가입자 증가로 이통 시장 점유율이 상승함에 따라 알뜰폰은 이통 3사와 경쟁할 수 있는 경쟁 주체로 성장하고 있다.

알뜰폰이 향후 10~15% 수준 점유율을 확보하면 이통 시장에서 기존 이통사와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의미있는 경쟁 주체로 자리매김게 된다. 고착화된 이통 시장 경쟁구도에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 정부의 강력한 정책 지원

알뜰폰이 빠른 속도로 저변을 ?힐 수 있었던 건 정부의 지속적이고 강력한 정책이 수반됐기 때문이다.

미래부는 지난 2013년과 2014년 알뜰폰 활성화 방안을 마련했고, 지난 5월에도 지원 방안을 발표하는 등 알뜰폰에 정책적 배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미래부는 지난 2013년 도매대가 인하를 비롯해 도매제공 의무서비스 확대(LTE 및 주요 부가서비스), 도매제공 의무제도 유효기간 연장(2014년 9월→2016년 9월), 알뜰폰 우체국 판매 등을 시행했다.

2014년에도 도매대가를 추가적으로 인하했고, 알뜰폰을 판매하는 우체국을 종전 226개에서 627개로 늘리는 등 알뜰폰을 파격적으로 지원했다.

미래부는 알뜰폰 사업자가 도매제공 의무사업자(SK텔레콤)에 지급하는 망 이용대가(이하 도매대가)를 음성은 분당 42.21원에서 39.33원, 데이터는 MB당 11.15원에서 9.64원으로 인하했다.

스마트폰 정액요금 도매제공시 주로 활용되는 수익배분 비율도 이전 50(이통사) 대 50(알뜰폰)에서 기본료 5만5000원 이하 요금제에서는 45 대 55, 초과 요금제에서는 55 대 45로 조정했다.

알뜰폰 사업자가 주요 타깃으로 하는 중저가 스마트폰 요금제 설계를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한 조치다.

이와 동시에 2세대(2G)·3G 피처폰 중심의 알뜰폰 시장을 3G·4G 스마트폰으로 확대하고자 하는 포석이다.

미래부는 지난 5월 도매대가 인하와 전파사용료 감면 연장, 알뜰폰 허브사이트 오픈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도매대가를 2014년보다 음성은 10.1%(39.33→35.37원/분), 데이터는 31.3%(9.64→6.62원/MB) 인하했다. 알뜰폰 사업자의 망 이용대가 부담을 경감하는 동시에 저렴한 요금상품 출시를 지원하기 위한 조치다.

미래부는 전파사용료 감면 기한도 당초 올해 9월에서 2016년 9월까지 1년 연장했다. 전파사용료 감면 1년 연장으로 알뜰폰 전체 사업자는 연간 300억여원의 전파사용료를 감면받게 됐다.

우체국을 통한 알뜰폰 판매처 확대에 이어 5월에는 알뜰폰 온라인 판매를 지원하는 알뜰폰 허브사이트(www.알뜰폰.kr)도 개설했다. 알뜰폰 사업자의 브랜드 파워가 부족해 이용자가 개별 알뜰폰 온라인 판매사이트 방문과 이용이 어렵다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것이다. 이용자는 알뜰폰 허브에서 원하는 사업자 상품을 비교·선택해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정부의 이 같은 일련의 조치는 알뜰폰이 10% 이상 시장점유율을 확보, 이통 시장의 의미있는 경쟁주체로 자리잡아 지속적인 통신요금 인하 촉진자(Trigger)가 되길 기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 알뜰폰 사업자간 선의의 경쟁

알뜰폰 사업자 간 선의의 경쟁은 현재진행형이다.

알뜰폰 가입자가 600만명에 이를 만큼 성장하며 선불 요금제, 중저가 피처폰 요금제, 중·장년층 이용자 중심이던 알뜰폰 시장에도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하고 있다.

30여개 업체와 제휴, 쇼핑을 하면 할수록 통신비가 인하되는 쇼핑 연계 모델, 로밍요금이 비싼 중국시장 특성에 착안한 단기체류 중국인 관광객 대상 상품, 자녀 위치확인·긴급출동 등 개인 신변 보호서비스와 연계한 서비스, 휴가·외출 군 장병 대상 스마트폰 대여 서비스 등 기존 이통사에서는 보기 어려운 차별화된 상품이 앞다퉈 출시되고 있다. 알뜰폰 사업자의 남다른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알뜰폰 사업자가 잇따라 3G·LTE 정액상품을 출시하는 등 요금제로는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적극적 홍보와 유통망 지원 등이 뒷받침되면 알뜰폰 저변 확대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그럼에도 알뜰폰이 미래 성장을 지속하기 위한 과제도 적지 않다. 알뜰폰이 가계통신비 절감에 기여하는 점은 확실하지만 사업자 재무건전성은 미흡한 실정이다. 주요 중소 알뜰폰 사업자가 흑자를 시연하는 등 영업적자는 점차 개선되고 있지만 이통 3사와 경쟁할 수 있는 대기업 사업자 대부분은 아직 적자 상황을 면치 못하고 있다.

LTE 데이터 상품 차별성 부족도 마찬가지다. 오프라인의 우체국과 같은 공신력 있는 온라인 채널 부재, 싸구려 혹은 AS 미흡과 같은 부정적 이미지 등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는 600만명 가입자를 바라보는 알뜰폰 사업자가 해결해야 할 숙제다.

정부 활성화 정책과 이용자 선택에 힘입어 알뜰폰은 성장했다.

SK텔링크 관계자는 “정부가 내놓은 알뜰폰 지원 정책과 합리적으로 통신을 소비하려는 이용자 선택은 알뜰폰 시장 활성화와 알뜰폰 성공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알뜰폰 사업자 진영은 이제 공이 알뜰폰 사업자로 넘어왔다고 인정한다.

알뜰폰 사업자가 알뜰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지우고 공정한 경쟁과 이용자 보호·혜택 증진을 위한 양적 성장과 질적 성장을 동시에 이루기 위한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는 다짐이자 스스로에게 하는 주문이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