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순방 효과

[관망경]순방 효과

박근혜 대통령이 올해 마지막 해외 순방길에 올랐다. 30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1)와 체코 프라하에서 개최되는 한·비세그라드그룹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서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을 마치고 지난 23일 귀국한 이후 일주일 만에 다시 나서는 것이다.

지난 27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11월 넷 째주 주간조사에서 박 대통령 지지율은 전 주보다 2%포인트(P) 상승한 44%를 기록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으로 2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던 데 이어 2주 연속 올랐다. 연이은 해외순방으로 ‘세일즈 외교’ 실적이 언론에 소개되면서 귀국 후 지지율이 오른, 이른바 ‘순방 효과’다.

외교는 대통령의 중요한 임무 중 하나다. 글로벌 시대에 외국과 교류는 필수다. 국익과 직결되기 때문에 각국 지도자들이 정상 회담을 통해 외교 능력을 펼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정상회담을 통해 산적한 외교 현안을 극적으로 타결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해외 순방 횟수는 계속해서 증가해 왔다. 김대중과 노무현 대통령이 재임 시절 각각 23번, 27번을 다녀왔다. 이명박 대통령은 49차례로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많은 해외순방을 기록했다. 박 대통령도 임기 3년차지만 이미 많은 해외 순방을 다녀왔다. 올해까지만 30여차례에 이른다. 전임 이명박 대통령 기록을 깰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국내 현안이 산적한 데 하루가 멀다하고 해외로 나가는 대통령을 바라보는 국민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그동안 박 대통령이 해외에 나가 있는 동안 굵직한 사건이 많이 터졌다. 해외 순방을 나설 때마다 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우려하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국익을 위해 해외 순방에 나서는 대통령을 비판할 순 없다. 하지만 순방의 ‘양’ 보단 ‘질’이 우선시 돼야 한다. 부지런히 뛰었지만 실속이 없다는 평가를 받으면 안된다. 철저한 ‘기브앤테이크’ 논리 속에서 최대 효율과 성과를 달성해야 한다. 지지율 반등을 위한 도구가 아닌 실질적인 경제 이득으로 연결되는 ‘순방 효과’를 기대해 본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