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카카오 `웃었다`

English Translation

금융위, 두 곳 예비인가…IT-금융 ‘콜라보 시대’ 진입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에 KT가 주도하는 케이뱅크은행, 카카오·한국투자금융지주가 주도하는 한국카카오은행이 선정됐다. 인터파크 컨소시엄이 주도한 아이뱅크은행은 다음을 기약했다.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카카오 `웃었다`

29일 금융위원회는 브리핑을 열고 케이뱅크은행과 한국카카오은행에 예비인가를 내줬다고 밝혔다. 외부평가위원회는 지난 27일부터 29일까지 3개 신청자에 대한 심사를 거쳐 두 곳에 최종 예비인가를 권고했다.

한국카카오은행에 대해서는 “카카오톡 기반 사업계획 혁신성이 인정될 뿐만 아니라 사업 초기 고객 기반 시스템 구축이 용이해 사업운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케이뱅크에 대해서도 “참여주주 역량을 최대한 활용해 다수 고객접점 채널을 마련하고 혁신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 편의성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인가 배경을 설명했다.

반면 예비인가 전 기자설명회까지 갖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던 아이뱅크은행은 사업권을 따내지 못했다.

이상규 아이뱅크은행 컨소시엄 단장은 “예비인가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장기 비전을 갖고 준비해 온 만큼 2차 예비인가에 도전할 것”이라며 “새로운 모바일 금융시장이 열린 만큼 아이뱅크가 준비했던 많은 사업이 국내 금융산업에 기여할 수 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아이뱅크은행 탈락 사유에 대해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 모형 등은 어느 정도 사업타당성이 있지만, 자영업자에 집중된 대출방식 영업 위험이 높고, 안정적인 사업운영 측면에서 취약하다”고 평가했다.

1995년 10월 세계 최초 인터넷전문은행 SFNB가 설립된 이후 2000년 초반까지 30개 내외의 인터넷전문은행이 설립됐다. 한국도 2001년과 2008년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시도가 있었다. 하지만 사회적 인식 부족 등으로 무산됐다. 2001년 SK텔레콤과 롯데, 코오롱 등 대기업과 안철수연구소, 이네트퓨처시스템 등 벤처기업이 모여 브이뱅크(가칭)이라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했다.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와 자금유치에 실패하면서 전면 백지화됐다. 2008년에는 금융위원회가 금융규제 개혁 일환으로 은행법 개정을 통해 인터넷전문은행 제도 도입을 추진했지만 입법에 실패했다.

금융위는 금융개혁 일환으로 지난 10월 1일 예비인가 신청을 받은 결과 카카오가 이끄는 카카오은행 컨소시엄, KT가 이끄는 케이뱅크 컨소시엄, 인터파크가 이끄는 아이뱅크 컨소시엄 등 세 개 컨소시엄이 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번 은행업 예비인가는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관련 은행법 개정 이전 1단계 인가에 해당된다.

예비인가를 획득한 은행 두 곳은 인적·물적 요건 등을 갖춰 내년 상반기 본인가를 신청하고,법인설립을 거쳐 내년 하반기 본 사업을 시작한다.

금융위는 은행법 개정에 맞춰 인터넷전문은행 추가 인가도 계획하고 있다.

이번 예비인가는 사업계획과 혁신성에 무게를 두고 심사가 이뤄졌다. 사업계획과 혁신성 250점, 금융소비자 편익증대 100점, 사업 모델 안정성 50점, 국내 금융산업 발전과 경쟁력 강화 기여 50점, 해외진출 가능성 50점 등 5가지 평가항목을 중점 심사했다.

도규상 금융위 서비스국장은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으로 IT와 금융 융합을 통한 새로운 금융서비스 출현이 기대된다”며 “이를 통해 질 좋은 일자리를 보다 많이 창출하고 핀테크 활성화를 통한 은행산업 해외진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