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결투 `SNS와 LTE`로 한다.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받은 한국카카오은행과 케이뱅크은행이 30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향후 추진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김인회 케이뱅크 컨소시엄 TF단장(가운데)과 윤호영 카카오뱅크 TF 부사장이 전략 발표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받은 한국카카오은행과 케이뱅크은행이 30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향후 추진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김인회 케이뱅크 컨소시엄 TF단장(가운데)과 윤호영 카카오뱅크 TF 부사장이 전략 발표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3800만명 사용자를 보유한 SNS와 2억명 이상 빅데이터를 보유한 초고속 LTE가 금융에서 맞붙으면 소비자는 어떤 선택을 할까.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받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정면으로 맞붙는다. 사업 추진 전략은 비슷하다. 방법은 다르다. 금융플랫폼 경쟁력으로 한쪽은 SNS를, 다른 한쪽은 LTE 가입자 기반을 들고 나왔다.

30일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받은 한국카카오은행과 케이뱅크은행이 은행연합회 세미나실에서 향후 추진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뚜껑을 열어 보니, 참신했고 기존 금융을 충분히 넘어설 여지가 있다는 반응이다.

관전 포인트는 카카오은행은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주무기로 삼았고, 케이뱅크는 가입자는 물론이고 편의점·공중전화 등 오프라인 접점을 이용한 영업방식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웠다.

SNS 기반 커뮤니티 플랫폼과 LTE 가입자 기반 플랫폼이 정면으로 맞붙는 형국이다.

카카오뱅크는 우선 3800만명에 달하는 SNS 기반 유저를 최강점으로 내세웠다. 일 평균 4000만명에 달하는 이용자가 약 55회에 걸쳐 사용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금융 부문에 융합하면 그 효과는 막강하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는 SNS를 기반으로 파괴적 사업모델을 제시했다. 고객 중심 DNA로 서비스를 재편했다. 카카오톡으로 대화하듯 송금하는 간편송금, 예금 이자를 현금이나 포인트로 제공한다. 모든 참여기업과 함께 ‘카카오 유니버설 포인트’를 구축한다. 철저히 개인영역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다.

사업 전략 중 관심이 집중된 건 바로 ‘금융봇’ 서비스다. 전통 은행을 이용한 고객의 가장 큰 불만은 불편하고 연결도 안 되는 ARS서비스다. 카카오뱅크는 고객 금융 패턴을 분석해 SNS로 24시간 상담이 가능한 나만의 24시간 은행 ‘금융봇’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TF 부사장은 “카카오가 100만 가입자를 모은 시간은 카카오 뮤직 3일, 카카오페이 22일, 카카오택시 45일이었다”며 “카톡 플랫폼이 다양한 모바일 서비스를 펼치는 데 가장 파괴적이고 영향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KT 주도 케이뱅크는 강력한 하드웨어 기반 오프라인 인프라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편의점과 공중전화 등 오프라인 접점 인프라를 활용해 우리 동네 ATM을 금융 창구로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약 1000곳에 달하는 GS리테일 편의점, 우리은행 7000곳 ATM, KT 1000여개 공중전화 박스 등을 활용할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하는 ‘우리 동네 ATM’을 고객 접점으로 삼아 인증과 계좌개설 등 업무를 처리할 방침이다.

김인회 케이뱅크 컨소시엄 TF단장(KT 전무)은 “본인 확인만으로 10분 만에 신용카드 가맹점 개설이 가능하도록 해 영세 자영업자에게 업계 최저 수수료를 제공할 것”이라며 “원스톱 소호 금융플랫폼으로 상권분석 및 추천, 권리금 조회, 소호 창업대출, 가게 홍보 등 자영업 시작부터 성공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안 전문 주주사 역량을 활용해 보안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김 전무는 “KT 위치 기반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에 세계 최고 수준 알리페이와 카드승인정보·매출액 등 정보를 활용한 비씨카드 FDS를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은행은 내년 하반기 영업을 시작한다. 금융당국이 내년 상반기를 예측한 데 비해 두 곳 모두 서두르지 않겠다는 태도다. 카카오은행과 케이뱅크는 “1호 인터넷은행에 욕심은 있지만 은행업인 만큼 안전성 테스트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