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케이블TV방송협회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와 관련해 유료 방송 지역성을 지켜준다면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CJ헬로비전 공방이 가열되는 가운데 케이블업계 첫 공식 반응이라는 면에서 주목된다.
협회는 CJ헬로비전이 인수되더라도 지역 채널을 유지하고 정부는 모바일 결합 상품을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종삼 SO협의회장은 “케이블TV가 위성방송이나 IPTV와 비교되는 가장 큰 특징은 지역성”이라며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가 통신사에 인수됐다고 해서 케이블이 IPTV화 된다면 지역성 훼손이 우려된다”며 “앞으로 추가로 일어날 M&A에서도 중요하게 견지돼야 할 가치”라고 말했다.
이어 유료방송 시장에서 M&A는 불가피하며 인수를 무조건 반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인수 과정에서 정부가 모바일 결합상품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통신사와 방송사 결합이어서 인수 기업은 케이블 가입자를 모바일 결합으로 유도할 가능성이 크다”며 “모바일 중심 결합 상품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가능성이 커지고 이 과정에서 유료방송 상품 저가화가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료방송 저가화는 콘텐츠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정부가 모바일 결합 규제는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매체 경계가 무너지는 유료방송 시장에서 인수합병이 계속 일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최 회장은 “인수 자체를 반대할 수 있는 근거가 약하다”며 “합병 문제는 회원사간 견해 차이가 있기 때문에 협의회 차원에서 찬반 입장을 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 인가 과정에서 공정경쟁과 상생으로 이끄는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도록 의견을 개진하겠다고 덧붙였다.
CJ헬로비전이 인수된 뒤에도 케이블TV방송협회 회원사로 남는 데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CJ헬로비전이 SK텔레콤에 인수되면 협회 회의에서 나온 케이블 업계 상황이 경쟁사 IPTV로 흘러들어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