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홈앤쇼핑-남인천방송 분쟁 `조정불가`···유통가 "도미노 파장 우려"

방송통신위원회가 홈쇼핑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홈앤쇼핑과 개별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남인천방송 간 송출수수료 분쟁 조정 신청을 별도 조치없이 종결했다.

이에 따라 남인천방송 권역 케이블TV 가입자는 두 회사가 별도 계약으로 체결해 채널 개편을 단행할 때까지 홈앤쇼핑 채널을 시청할 수 없게 됐다. 홈쇼핑 송출수수료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으면서 유료방송이 특정 홈쇼핑 채널 송출을 중단한 최악 사태다.

방통위, 홈앤쇼핑-남인천방송 분쟁 `조정불가`···유통가 "도미노 파장 우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방통위는 지난달 말 분쟁조정위원회를 열고 홈앤쇼핑이 남인천방송을 상대로 제기한 방송분쟁조정신청을 ‘조정불가’로 결론내리고 종결 처리했다.

남인천방송은 지난달 19·24일 각각 디지털·아날로그 방송에서 정기 채널 개편을 진행하고 홈앤쇼핑 채널 송출을 중단했다. 송출수수료 협상 결렬에 따른 조치다.

지난 7월 송출수수료 협상을 개시한 홈앤쇼핑과 남인천방송은 송출수수료 인상률을 각각 30%, 105%로 제시하며 평행선을 달렸다. 협상이 답보 상태에 빠지자 홈앤쇼핑은 지난 9월 방통위에 방송분쟁조정신청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남인천방송은 최근 미래창조과학부에 홈앤쇼핑을 제외한 채널편성 변경 약관을 신고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분쟁조정신청 당시) 남인천방송은 홈앤쇼핑을 대신해 이미 또 다른 PP와 채널 송출 계약을 체결한 상태였다”며 “채널 대역이 비어있지 않은 상황에서는 방통위가 조정안을 낼 수 있는 여지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방통위, 홈앤쇼핑-남인천방송 분쟁 `조정불가`···유통가 "도미노 파장 우려"

홈앤쇼핑은 남인천방송 권역 내 시청자 채널 선택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홈앤쇼핑 채널을 시청할 수 없게 되면서 장기 마케팅, 이벤트 등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됐다고 강조했다. 홈앤쇼핑은 정부 대응이 늦어지면서 분쟁조정 자체가 의미가 없게 됐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홈앤쇼핑은 향후 공정거래위원회에 이번 사태를 신고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현재 홈쇼핑과 유료방송사업자가 송출수수료 협상을 진행 중인 것을 감안하면 연쇄적으로 홈쇼핑 채널 송출이 중단되는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료방송이 홈쇼핑 PP와 송출수수료 협상을 진행하는 동시에 해당 대역에 다른 PP를 유치하는 전략을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홈앤쇼핑 관계자는 “남인천방송 권역 16만가구에 달하는 시청자는 대부분 홈앤쇼핑이 진행하는 장기 마케팅 프로모션에 참여하고 있다”며 “정부 규제기관이 현재 상황을 다각적으로 파악해 해결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