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벤처 복지와 벤처 기업

[ET단상]벤처 복지와 벤처 기업

복지란 어렵다. 무상급식, 노인복지 등 복지제도와 관련한 사회적 갈등은 오랜 기간 이슈화돼 왔다. 과도한 복지로 국가 재정상태가 어려워진 일도 있다. 기준을 정하기 쉽지 않지만 과도한 복지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많은 사람이 평가한다.

복지가 과연 사람들에게만 적용되는 단어일까. 사회, 문화, 기업 등의 지원은 복지란 표현을 쓰고 있지 않다. 그것도 역시 복지와 일맥상통한 의미가 아닐까 싶다.

벤처기업이 성장하는 데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자금, 유능한 경영자, 기술 등 모든 것이 벤처기업 성장에 필요한 요소다. 중요도 차이만 있을 뿐이다. 벤처기업은 각각의 요소에 얼마만큼 집중해야 하는 것일까. 일반화할 수는 없다. 주변 상황에 따라 중요도가 바뀔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벤처기업 설립과 동시에 필요한 것은 기술개발이지만 시제품이 나오면 영업과 마케팅이 기술 개발보다 더 중요시된다. 인력이 많아지면 조직관리가 더 중요시되기도 한다. 중요도 변화는 기업 경영자 또는 경영진이 찾아내고 대응하고 이끌어나가야 한다.

최근 일부 벤처기업 경영자를 만나서 이야기하다 보면 의욕과 열정보다는 소심, 의지 등 단어가 먼저 떠오른다. 벤처기업을 창업한 후 기술개발 및 시제품 제작, 양산 후 판매, 그리고 판매로 이익을 창출해내기까지 구체적 계획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때가 많다. 전혀 모른다고 봐야 할 정도다.

사업계획서에 있는 사업 계획은 가능성이 없는데도 자신을 속이면서 자금유치를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다. 그 용도 외에는 사용처가 없을 정도다. 결국 투자를 통해 자금을 지원해달라고 하고 네트워크로 영업과 마케팅을 지원해달라고 하며, 또 좋은 인력을 지원해 달라고 한다.

국내에는 벤처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많은 기관이 있다. 자금지원을 위한 투자기관, 회계·법률 컨설팅 지원기관, 해외진출을 위한 지원기관, 신제품 개발을 위한 R&D 지원기관 등 종류와 숫자가 많다. 그리고 매우 적은 금액으로 또는 일부 정부지원자금으로, 아니면 무상으로 벤처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일부 벤처기업은 정부 지원을 당연히 여기고 있는 분위기다. 지원이 미흡하거나 기업이 지원을 받지 못 하는 때에는 불만을 표출하기도 한다. 영업과 마케팅, R&D 지원을 위한 컨설팅은 비용을 지불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투자기관에서 투자를 받지 못하면 도대체 투자는 어떤 기업에 하냐고 성토한다.

벤처기업은 성장한다. 창업에서 중소기업으로 그리고 중견기업으로 성장한다. 마지막으로 대기업까지 오른다. 대기업이 된 기업을 살펴보면 자금이나 기술력보다는 경영자 또는 경영진 능력이 성공을 크게 좌우했다.

최근 정부산하 기관 지원으로 소규모 기업이 많이 탄생했다. 자금 지원이 끊기면 1년 안에 어려움에 처할 회사도 많다. 창업벤처기업이 많이 생겼고 여러 지원기관에서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이제 지원도 면밀히 분석하고 체크할 필요가 있다. 지나친 벤처기업지원 복지는 창업벤처기업에 독이 될 수 있다. 경영자나 경영진이 무능력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기업은 경쟁력이 필요하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해외진출, 경영혁신을 해 나가야 한다. 적정한 자금과 컨설팅 등 지원이 필요하다. 과도한 자금과 무분별한 컨설팅 지원은 단기간에 비만기업이 되고, 비만기업은 건강하게 성장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민경철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 상무 kcmin@sgiv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