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공공데이터로 여는 창조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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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가 구니스 `스마트 팔레트`를 활용하는 모습
<어린이가 구니스 `스마트 팔레트`를 활용하는 모습>

박성환 파밍 대표는 서울에서 공유경제 서비스 스타트업을 창업해 2년간 경영했다. 고군분투했지만 쉽지 않았다. 박 대표는 사업을 접고 아버지가 육묘업을 하는 충남 공주로 내려갔다. 아버지 일을 돕던 중 새로운 창업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영농일지를 일일이 수기로 작성하는 농민 불편을 해소하는 것이다. 아이디어 수준이었지만 실제 구현이 어렵지 않았다. 농업에 관한 양질의 공공데이터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정부가 ‘정부3.0’ 기조에 따라 개방한 공공데이터가 부처간 협업·소통을 넘어 창조경제를 구현하는 디딤돌로 자리잡는다. 공공데이터가 민간 창의적 아이디어와 만나 무한대로 영역을 확대한다.

박 대표는 공주 인근 농민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사용하지만 농업에 활용하지 않는 것이 안타까웠다. 일반 직장인이나 학생이 스마트폰을 통화뿐 아니라 업무 효율성 향상과 생활 편의 제고에 쓰는 것과 대조적이었다.

박 대표는 “날씨를 확인하려 9시 방송뉴스를 기다리는 농민도 있었다”며 “그나마 소수가 사용하는 날씨 앱은 지난 날씨 조회가 어려워 불편이 많았다”고 말했다.

농민이 농사 지을 때 필요한 농약, 병해충 정보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영농일지를 일일이 수기로 작성하다 보니 데이터 수집·관리가 불가능했다. 다른 이들과 공유하고 활용하는 것은 더욱 어려웠다.

박 대표는 농민 불편을 해소하고자 스마트폰 앱 기반 영농일지 ‘파밍’을 만들기로 했다. 파밍에 필요한 콘텐츠를 구하는 게 문제였지만 의외로 쉽게 해결했다. 개방형 공공데이터가 큰 힘이 됐다.

국가농작물 품목별 병해충도감 정보서비스(국가농작물병해충 관리시스템), 유기농업자재 공시 및 품질인증현황(유기농업자재 정보시스템), 농약검색 오픈 API(농업진흥청 농약등록정보 검색), 지상관측자료(기상청 관측자료) 등 다양한 공공데이터를 활용했다.

박 대표는 “농업 관련 공공데이터가 이렇게 많을 줄 예상 못했다”며 “데이터량도 많고 품질도 좋았다”고 전했다. 박 대표는 파밍 베타버전을 안드로이드용으로 배포했다.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전국 도매시장 정보를 알려주는 ‘파밍-도매시장’을 추가로 준비 중이다.

이윤재 구니스 대표도 공공데이터로 새로운 기회를 찾았다. 구니스는 디지털 아트 단말기·솔루션 ‘스마트 팔레트’를 개발했다. 스마트 팔레트는 태블릿·스마트폰과 블루투스 또는 USB케이블로 연동된다. 사용자가 물감이나 붓 없이도 그림을 그린다. 일반 가정은 물론이고 교육기관, 박물관, 노인 요양센터 등 다양한 곳에서 활용 가능하다.

아쉬운 점은 교육용 콘텐츠였다. 이 대표는 “제품 수요가 늘어나면서 콘텐츠 필요성을 느꼈다”며 “마침 공공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돼 스마트 팔레트에 연계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한국 공공 저작물 사이트 데이터베이스(DB)에서 제공받은 전통 그림을 활용했다. 난이도와 복잡도에 따라 콘텐츠를 구성했다. ‘한국의 미’를 알리는 전략으로 해외 진출도 추진한다. 중국 시장을 공략하고, 연초 미국에서 열리는 CES 전시회에도 참가한다.

박 대표와 이 대표는 파밍과 스마트 팔레트로 지난해 11월 제3회 공공데이터 활용 창업경진대회에서 아이디어기획과 제품·서비스개발 부문 대상(대통령상)을 각각 수상했다. 공공데이터로 창업 날개를 달고, 나아가 대통령상 수상 영예도 누렸다.

박 대표와 이 대표는 고품질 공공데이터가 존재하지만 인지도가 낮아 안타깝다고 입을 모았다. 박 대표는 “유용한 데이터가 많지만 민간 분야 활용이 미흡했다”며 “무궁무진한 공공데이터를 널리 알려 활용을 장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대표도 “공공데이터 인지도가 낮다”며 “필요한 데이터를 쉽게 찾도록 홍보를 강화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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