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2016년 주목해야 할 7대 기술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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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2016년 주목해야 할 7대 기술 공개

2016년 주목해야 할 7대 기술로 딥헬스, 신약개발 플랫폼, 로보 인터넷, 초급속 충전, 2차원 나노물질, 블록체인, 데이터 캐피털리즘이 선정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 이상훈)은 29일 ‘글로벌 ICT 선도 위한 R&D 기획 역량 제고’ 사업 일환으로 ‘에코사이트(ECOsight) 3.0: 미래기술전망’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ICT DNA(Data, Network, Algorithm/Architecture) 영역의 양적·질적 변화가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눈’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이 과거 캄브리아기 생물종 대폭발과 흡사한 기술 생태계상 ‘빅뱅’시기로 규정했다.

약 5억4200만년 전 캄브리아기에 종의 다양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진화사상 이변 원인 중 하나가 눈의 탄생이다. 환경, 천적, 먹이를 인식하는데 효과적인 눈이라는 감각기관 소유 여부가 생물의 활동범위, 환경적응력 등에 차이를 유발하며 진화를 가속화시켰다는 것이다.

이승민 ETRI 미래사회연구실장은 “딥러닝 알고리즘, 스마트 머신 등 최근 기술 혁신이 데이터로부터 추상적 지식을 발견해냄으로써 현상을 인지하는 ‘새로운 눈’을 기술 생태계에 출현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또 ICT융합기술 영역 미래 지도라 할 수 있는 ‘테크-컨투어맵(TCM)’을 제시했다. ‘테크-컨투어맵’은 ETRI가 독자적으로 만든 기술성장 지도다. 기술 매력도와 생존력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미래 핵심기술을 제시했다.

미래지도 테크-컨투어맵.
<미래지도 테크-컨투어맵.>

테크-컨투어맵 상에서 2014년 대비 뚜렷한 변화를 나타낸 기술로는 딥러닝, 자율주행차, 핀테크, 바이오프린팅 등이 꼽혔다.

딥러닝 기술은 구글 등이 적극적으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미지 인식 등에서 상용화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파악되기에 완연한 기술적 메가트렌드로 재평가됐다.

자율주행차는 생존력이 한층 강화되면서 기술적 메가트렌드에 거의 근접한 것으로 분석됐다. 완성차 업체와 ICT 기업들이 공개한 자율주행차의 성능개선, 관련 센서 가격의 하락 등이 재평가 이유로 제시됐다. 핀테크 또한 다양한 서비스 출시, 금융업체와 핀테크 업체 간 제휴와 협력 진행, 규제기관들의 시각 변화 등에 따라 매력도와 생존력이 모두 증가한 것으로 평가됐다. 바이오프린팅 기술은 실제 인체 이식 사례의 증가와 고령화라는 거대 사회변화 흐름이 맞물리면서 미래기술로서의 생존력이 향상된 것으로 분석됐다.

에코사이트 보고서가 제시한 2016년 주목해야 할 7대 기술은 ‘테크-컨투어맵’에 나타난 미래 핵심기술들의 발전 추세, 성장성, 파급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도출했다.

◇딥헬스

딥러닝에 기반한 DNA이미지(출처 Pixabay.com)
<딥러닝에 기반한 DNA이미지(출처 Pixabay.com)>

시각지능을 시작으로 암 정복을 꿈꾸는 분야다. 딥러닝에 기반한 이미지 인식은 의사보다 더 정확한 암 판독을 목표로 기술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국내에선 루닛(Lunit), 뷰노(Vuno) 등이 딥러닝 이미지 인식을 기반으로 하는 유방암 및 폐암 진단 SW를 개발 중이다.

해외에선 엔리틱(Enlitic)이 지난해부터 200만달러를 투자받아 의료영상 데이터에서 뇌종양 등 비정상 패턴을 찾고 있다.

이 업체는 올해 미국 MIT 테크놀로지 리뷰서 50대 스마티스트 컴퍼니(Smartest Companies)로 선정됐다.

IBM은 2015년 5월 세계 10여 곳의 암연구소와 협력해 암 환자 맞춤형 치료에 활용하는 프로젝트 ‘왓슨(Watson)’을 시작했다. 개인유전자 및 진료기록 등에 기반한 맞춤형 치료를 위해 언어지능 기반 인공지능기술을 시각지능과 통합·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인공지능기술을 활용한 의료영상 진단은 기술적 난제 뿐 아니라 관련 규제를 돌파해야 한다. 하지만, 가까운 미래 암 진단을 시작으로 의료 현장에 도입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개인 유전자정보를 바탕으로 한 정밀의학 실현은 개인의 생체정보라는 프라이버시 이슈와 관련된 만큼 기술과 규제에 대한 장기적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약 테스트 튜브(출처 Pixabay.com)
<신약 테스트 튜브(출처 Pixabay.com)>

◇신약 개발 플랫폼

인공지능이 신약개발 프로세스 전반의 혁신을 예고했다.

1950년 이후 9년마다 연구개발비 10억달러당 개발되는 신약 수가 절반으로 감소한다는 이룸의 법칙(Eroom’s law)이 아직까지 통하고 있다. 신약개발 효율이 감소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앞으로는 빅데이터 기술과 인공지능 기술이 신약개발 난제 해결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2012년 딥러닝 기반 SW가 다국적 제약업체 머크(Merck)가 주최한 신약개발 경진대회에서 우승한 이후 글로벌 기업 투자도 증가하고 있다. 인텔은 2015년 양자컴퓨터를 이용해 신약개발 등의 문제해결을 위해 향후 10년간 총 5000만달러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인실리코 메디신(Insilico Medicine), 아톰와이즈(Atomwise), 버그(Berg) 등 스타트업은 독자 개발한 인공지능 신약개발 플랫폼을 바탕으로 의료기관· 대학 등과 글로벌 협력연구를 활발히 진행하며 사업을 확장 중이다.

티칭 로봇(출처 Ethz.ch)
<티칭 로봇(출처 Ethz.ch)>

◇로보 인터넷

사물인터넷(IoT)은 현재 사물을 네트워크에 연결시키는데 집중하고 있으나 향후 사물·기계·로봇 간 자율적 상호작용을 통해 과업을 수행하는 쪽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조사전문기관 ABI리서치는 2014년 IoT와 로봇의 융합인 IoRT(Internet of Robotic Things)라는 개념을 기반으로 네트워크에서 교류되는 정보를 이용해 동작하는 지능형 기기의 생태계를 설명했다.

구글 로봇사업 수장인 제임스 커프너(James Kuffner)는 클라우드 로보틱스 개념을 제시하고 클라우드 기반 기계학습 능력과 지식의 상호공유 능력을 갖춘 로봇 출현을 예상했다.

IoT와 로봇 결합이 성공하려면 표준화, 프라이버시, 인간-로봇 관련 법제도 등 관련 이슈가 선결돼야 한다. IoT와 로봇의 융합은 사용자 습관, 주거공간 등에 대한 정보 축적과 공유를 수반하고 있어 개인정보 노출 위험도 높다.

물리적 동작을 수행하는 로봇은 인간에게 직접 위해를 입힐 가능성이 있기에 기기의 물리적〃논리적 동작에 제약을 가하는 등의 조치 또한 고민해야 한다.

충전중인 EV4(출처 Flickr.com)
<충전중인 EV4(출처 Flickr.com)>

◇초급속 충전

이차전지 대명사인 리튬이온전지는 1991년 소니(Sony)에 의해 상용화된 이후 지난 20년간 연평균 약 8%씩 에너지 밀도가 향상돼 왔다. 10년마다 2배씩 성능이 향상된 셈이다. 그러나 18개월 마다 2배씩 성능이 개선되는 IT 진화속도에 비하면 더디다.

최근엔 이차전지 충전 시간을 비약적으로 단축하는 기술이 등장해 전기차 대중화를 앞당길 것이라는 분석이다. 30~40초 내에 스마트폰을 충전하는 일명 ‘플래시 전지’를 개발한 스토어닷(StoreDot)은 5분만 충전하면 300마일까지 달릴 수 있는 전기차 급속 충전기술을 개발 중이다. 상용화 목표는 2017년이다.

이차전지 가격의 지속적 하락, 전기차 충전소 구축비용 감소와 충전소 수 증가 추세가 이어지고 있어 전기차 대중화는 이제 충전 속도만 남았다.

스토어닷 등이 개발 중인 초급속 충전기술이 상용화된다면 전기차 보편화는 시간문제라는 것이다.

탄소 나노튜브 이미지(출처 Wikimedia.org)
<탄소 나노튜브 이미지(출처 Wikimedia.org)>

◇2차원 나노물질

올해 7월 인텔이 10㎚급 CPU 출시 연기를 밝혀 칩 집적도 개선을 나타내는 ‘무어의 법칙’이 깨질 것으로 예상됐다. 실리콘 기반 컴퓨팅 소자 성능이 물리적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분석된 이유다.

대안으로 탄소나노튜브, 그래핀, 이황화몰리브덴 등 신나노물질을 활용한 논리 회로 개발이 경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래핀은 밴드갭이 없다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대량 제조법이 개선되면서 컴퓨팅 칩 재료로서의 활용방안에 대한 탐색이 활발하다. 2013년 리버사이드 캘리포니아대(Univ. of California, Riverside)는 그래핀에 기반한 새로운 논리회로(XOR)를 설계하는데 성공했다.

2차원 구조인 이황화몰리브덴은 적정 밴드갭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유사한 성질을 가진 셀레늄, 텔루륨 등과 함께 연구가 활발하다.

최근 성균관대와 기초과학연구소가 주도한 흑린을 사용한 트랜지스터 제작은 신나노물질 기반 논리회로 구현 가능성에 신기원을 열었다. 인의 동소체인 흑린을 원자 1개 두께를 가진 평면구조로 제작할 경우 빠른 전자이동속도 등 물성이 우수해 관심이 집중됐다.

비트코인 모형(출처 Flickr.com)
<비트코인 모형(출처 Flickr.com)>

◇블록체인

정보 분산과 권력 탈집중화를 초래할 동력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블록체인은 현재 디지털 통화인 비트코인(Bitcoin) 거래에 적용되고 있다. 다중지불, 변조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으로 효용성이 입증됐다.

네트워크 상에서 지속적으로 복제되고 확산되는 거래 데이터라는 특성이 있다. 네트워크 오작동, 해킹 등에 대한 위험이 낮아 온라인 상거래와 P2P 금융을 위한 미래 보안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금융업계에서도 블록체인의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 디지털 화폐뿐 아니라 주식거래 등 금융 업무에 활용 시도가 활발하다.

올해 5월, 나스닥 OMX 그룹은 블록체인 업체인 체인(Chain)과 제휴를 통해 비공개 기업 주식거래 시장에 이를 적용할 계획을 발표했다. 시티뱅크(Citibank)는 올해 7월 블록체인을 활용한 디지털 화폐 ‘시티코인(Citicoin)’ 시험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거래 투명성과 익명성까지 제공하는 블록체인의 적용 가능 영역은 금융 산업에 국한되지 않는다.

온두라스는 올해 말까지 토지대장을 블록체인으로 관리하는 시범 사업을 진행했다.

행정 및 공공 영역에서도 계약관리, 선거 등 여러 영역에서 블록체인을 통한 비용 절감 효과나 신뢰도 향상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정부 차원의 관심도 요구된다.

서버 룸(출처 Flickr.com)
<서버 룸(출처 Flickr.com)>

◇데이터 캐피털리즘

지능화 사회의 새로운 자본이다.

데이터는 인공지능기술 원재료이자 지능화된 사회경제 체제의 작동 연료다.

현재로서는 딥러닝, 뉴로모픽 컴퓨팅 등 지능화 알고리즘과 차세대 컴퓨팅 아키텍처 개발경쟁이 치열한 상황이지만 이들 기술이 성숙된 이후에는 양질의 데이터 확보가 핵심 경쟁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축적된 데이터가 지능화 서비스 시장 진입장벽을 형성하고 고객〃시장에 특화된 지능화 알고리즘과 데이터가 결합되면서 특정 업체 시장독점이 발생할 위험이 존재한다.

구글은 축적된 검색 이력 데이터를 기반으로 독점적 시장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다. 진화하는 검색 알고리즘을 통해 신규 이용자를 유입시키고 기존 이용자 충성도를 강화시켜 나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출범시킨 검색 서비스 빙(Bing)이 시장점유율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단순히 검색엔진 성능 문제가 아니라 축적된 데이터 차이가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