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알박, 전기택시 충전인프라 초반 기선 잡았다

한국알박이 우리나라 전기택시용 충전인프라 시장 기선을 잡았다. 우리나라에서 전기택시로 가장 많이 활용되는 르노삼성 전기차용 중속충전기를 선도적으로 개발한 전략이 맞아떨어졌다.

한국알박이 이달 대한상운, 명화운수 등 서울시 택시사업장에 전기택시용 중속충전기를 공급했다. 이중 대한상운에 구축한 전기택시용 충전기.
한국알박이 이달 대한상운, 명화운수 등 서울시 택시사업장에 전기택시용 중속충전기를 공급했다. 이중 대한상운에 구축한 전기택시용 충전기.

한국알박은 지난달 서울시에 이어 대구시가 추진하는 전기택시 보급사업 충전기 공급업체로 선정됐다고 29일 밝혔다. 이달부터 새해 1월까지 서울(60대)과 대구(50대)에 중속충전기(22㎾h급) 110대를 택시사업장에 구축한다. 배터리 교환방식 충전서비스를 계획 중인 제주를 제외하고 전기택시 도입을 추진하는 두 지자체 전체 물량을 한국알박이 확보한 것이다.

지금까지 일부 지자체별로 10대 미만 전기택시 시범사업이 전부였지만, 새해 서울과 제주·대구·포항시 등이 줄잡아 수백대 전기택시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에 초기 시장을 선점한데다 새해 택시 사업에 적합한 신형 전기차가 드물어 추가 수주도 유리할 전망이다.

한국알박은 우리나라 처음으로 전기차용 중속충전기를 개발, 한국에 출시된 전기차 중 전기택시에 유리한 준중형급 르노삼성 ‘SM3 Z.E.’ 모델에 최적화시켰다. 이 차는 세계 유일하게 AC(교류) 3상 충전방식을 채용한 모델로 호환이 가능한 충전기는 한국알박 제품뿐이다.

충전기는 22㎾h급 제품임에도 완속충전기(7㎾h급)와 비슷한 크기로 작다. 전기차와 충전기 간 데이터 통신을 위해 CAN(Controller Area Network)이나 전력선통신(PLC) 기반 모뎀을 쓰지 않고 직류전압차를 이용해 통신한다.

전기차(배터리 용량 24㎾h)를 완전 충전하는 데 두 시간이면 충분하다. 완속충전기 대비 세 배 빠른 충전 속도를 자랑한다. 급속충전기(50㎾h급) 보다 제품가격이 싸고, 설치비용도 저렴하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와 달리 유럽에서는 중속충전기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백충렬 한국알박 대표는 “르노삼성차와 협력해 새해에는 300대 이상 전기택시·렌터카용 충전기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며 “중속충전기 외에도 DC(직류) 방식 완속충전기도 개발해 다수 완성차 업체와 공급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알박 중속충전기는 최근 한국디자인진흥원으로부터 ‘굿 디자인(Good Design)’ 어워드를 수상했다. 충전기 분야 굿 디자인 선정은 2012년 한화테크엠·LS산전에 이어 세 번째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