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슨, 무선청소기 비교시연회논란..."청소기 전쟁 재점화하나"

다이슨

국내에선 최초로 개최되는 시연 행사는 다이슨 대표 무선청소기와 타사 무선청소기를 직접 비교해 자사 기기 우수한 성능을 적극 알리고자 기획됐다.

시연은 3단계로 진행됐다. 틈이 있는 바닥 청소, 먼지 흡입 후 재배출 정도를 알아보는 헤파 여과 테스트, 침대 매트리스 테스트가 순서대로 이뤄졌다.

다이슨이 2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자사 대표 무선청소기와 타사 무선청소기 성능을 비교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다이슨이 2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자사 대표 무선청소기와 타사 무선청소기 성능을 비교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발표를 진행한 그라함 도널드 다이슨 수석 모터 엔지니어는 “타사 비교 제품 선정은 다이슨 제품과 비슷한 범주에 있는 제품군을 선정했다”며 “다이슨과 같이 시중에서 소비자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들”이라고 말했다.

3가지 비교 실험 결과 모두 다이슨이 타사 제품 대비 청소기 흡입력이 월등히 높았다.

확연한 비교를 위해 검은색 바닥에 흰색 베이킹 소다 가루를 뿌렸는데 다이슨 제품을 제외한 타사 2개 제품은 청소기가 지나간 후에도 흰 가루가 다량 남아 있었다. 헤파 여과 테스트에서는 연무를 빨아들이는 흡입력 비교가 이어졌다. 초미세먼지는 바닥에 가라앉지 않고 공기 중 부유한다는 특성을 감안한 설정이다. 다이슨은 눈에 보이는 연무를 모두 흡입했지만 타사 제품은 재방출하는 연무양이 많았다.

매트리스 덮개 안에 베이킹 소다를 넣고 다이슨 제품과 타사 제품이 동시에 기기로 빨아들였지만 결과는 역시 다이슨 제품 흡입력이 눈에 띄게 좋았다.

[뉴스의 눈] 공정한 비교였나 ‘논란’

다이슨이 파격적인 비교시연회를 열었지만 이를 바라보는 경쟁사 시각은 곱지 않다.

100만원을 웃도는 초고가 프리미엄 청소기 다이슨과 10만~-30만원대 타사 제품을 비교하는 것은 비교 기준부터가 불공정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동일한 가격대나 동급이 아닌 119만원짜리 제품과 20만원대 제품을 비교한 것은 불공정한 고객 유인을 위한 행동으로 표시광고법이나 공정거래법에 위배될 수 있다”며 “공정위 제소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다이슨은 비교 시연을 할 때 타사 제품 브랜드명을 감췄다. 시연 실험이 끝나자마자 타사 제품을 무대 뒤로 회수해 갔다. ‘블라인드 테스트’라는 명목이었지만 인터넷 검색만으로 충분히 타사 제품 파악이 가능했다.

다이슨은 타사 제품 브랜드 공개를 거부했지만 테스트에 등장한 타사 제품은 LG전자 코드제로 핸디스틱(VS7301SCW), 일렉트로룩스(ZB5021), 테팔 에어포스 무선청소기,레이캅코리아 침구청소기 레이캅RS로 확인됐다.

소비자원과 같은 중립 단체가 아닌 회사가 자체적으로 타사 제품을 평가한 것도 오히려 역효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다이슨은 LG전자와 허위과장광고 논란으로 소송전을 벌인 바 있다. 다이슨이 비교 시연 이벤트로 ‘청소기 전쟁’을 재점화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다이슨은 지난해 한국 시장 내 수요가 400%가까이 증가했고 올해 국내 다이슨 판매량을 2배 이상 성장시킨다는 목표다.

다이슨, 무선청소기 비교시연회논란..."청소기 전쟁 재점화하나"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