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스마트 쇼핑으로 `유커`를 잡아라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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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8만4170명. 한국관광공사가 집계한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유커) 수다. 메르스 사태로 외국인 관광객 발걸음이 뜸해졌지만 여전히 600만명 안팎이 우리나라를 찾는다. 국내 관광산업 핵심 축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만만치 않다. 화장품·의류·식료품 등 중국인이 우리나라 제품을 선호하면서 거대한 소비 시장도 만들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국인 관광객을 잡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과 서비스를 연이어 내놓는다.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스마트 쇼핑’이 대표적이다. 이동통신사와 네트워크 업체가 중국인 관광객을 사로잡기 위한 통신 기술 기반 신사업을 펼친다. 대형 유통사도 합류해 유커를 겨냥한 ICT 서비스 춘추전국 시대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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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산하는 비콘, 쇼핑 대세로

SK플래닛과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작년 일부 매장에 시범서비스했던 ‘비콘(Beacon)’을 전국 점포로 확대했다.

비콘은 블루투스 저전력 기술(BLE)을 활용한 통신 방식이다. 근거리 기반 위치 인식 기술이 적용된다. 최장 50m까지 스마트폰 등 기기를 이용해 데이터 신호를 보낼 수 있다. 세븐일레븐이 추진하는 중국인 관광객 대상 결제 서비스와 결합해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KT도 지난해 말부터 비콘을 활용한 ‘유커 잡기’에 나섰다. 동대문 패션전문점 두타, 중국 디지털 마케팅 회사 펑타이와 손을 잡았다.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쇼핑 정보와 할인 쿠폰을 실시간으로 보낸다. 모바일 기기를 활용한 광고 서비스도 가능하다. KT 기가 비콘존을 이용하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KT는 “산업별 선도 사업자와 파트너십으로 다양한 비콘 서비스 모델을 개발, 사물인터넷(IoT)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관광객이 많이 찾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안에 비콘 기반 IoT 인프라를 구축한다. 비콘으로 사람과 사물 위치를 파악하고 안전 관제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올해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한다.

중국인 관광객 대상 비콘이 각광받는 이유는 동선 파악과 데이터 축적이 쉽기 때문이다. 비콘은 위치기반서비스(LBS)로 적합하다. 그만큼 중국인 관광객이 어떤 매장에 들어가서 어떤 상품 앞에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오차 범위도 5~10m에 불과해 다른 LBS 통신보다 정확한 편이다.

이동통신사처럼 대량의 비콘을 설치해 활용할 수 있는 만큼 중소기업도 서비스 참여가 쉽다. 비콘 기기 제작이 쉽고 저렴해 시장 진입 장벽이 낮다는 의미다. 그만큼 어떤 콘텐츠로 중국인 관광객을 사로잡는지가 핵심이다.

한 비콘 서비스 사업자는 “중국인 관광객이 주로 찾는 지역 매장에 비콘을 한 대씩 설치하면 일종의 플랫폼 사업이 가능하다”며 “비콘 기기가 급증하면 그만큼 콘텐츠와 서비스 품질이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슈분석]스마트 쇼핑으로 `유커`를 잡아라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위챗’ 부상

위챗은 중국 국민 메신저다. 우리나라 카카오톡이나 라인 격이다. 중국인은 위챗으로 자국민과 소통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는다. 위챗 기반 간편 결제 서비스 ‘위챗페이’가 대표적이다.

업계에서는 국내에서도 위챗을 이용해 다양한 쇼핑 정보를 제공하고 결제를 지원한다면 중국인 관광객 요구에 대응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네트워크 업계와 유통업계가 위챗페이 결합 상품과 서비스를 잇따라 내놓는 배경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중국인 관광객이 위챗에 접속하면 해당 매장에서 할인 이벤트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었다. 스마트폰과 통신은 비콘을 활용한다. 관광객은 원하는 매장에 들어가 위챗에 접속, 상품 정보와 할인 쿠폰을 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서비스 사업자가 독자적 마케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보다 중국인에게 익숙한 서비스를 활용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라며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거나 가입해야 하는 불편함을 줄여 쉽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게 위챗 기반 서비스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도 위챗을 대상으로 서비스 제공에 나섰다. 롯데백화점에 설치된 비콘 주변에서 위챗 흔들기 기능을 사용하면 다양한 사은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비콘뿐만 아니라 에그나 와이파이를 활용한 서비스도 중국인에게는 인기다. 국내 공항에 도착한 중국인은 관광 가이드에게 ‘에그’를 나눠받고 국내 통신 서비스를 직접 활용하기도 한다. 그만큼 에그 등 통신기기 수요가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콘은 한정된 영역에서 통신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며 “에그나 와이파이 망을 활용한다면 좀 더 넓은 영역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