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보다 100배 강한 섬유 만든다…금호석유화학, CNT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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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강철보다 100배 강한 탄소나노튜브(CNT) 섬유를 생산한다. 파우더(분말)에 이어 섬유 제품까지 출시되면서 CNT 활용 폭이 확대될 전망이다.

철보다 100배 강한 섬유 만든다…금호석유화학, CNT 생산

10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최근 CNT 섬유 생산 기술을 확보했다. 이 회사 중앙연구소가 양산을 목표로 시생산과 성능 검증에 돌입했다. 이르면 다음 달 양산 역량을 갖춘다. 안정적 CNT 섬유 생산·공급을 위해 국내 섬유업체와 제휴도 맺었다.

금호석유화학이 생산하는 CNT 섬유는 굵기가 15마이크로미터(㎛)에 불과하다. 수백 마이크로 굵기로 확장 가능하다. 국내 대기업이 CNT 섬유를 생산하는 것은 처음이다.

CNT 전자현미경 사진
CNT 전자현미경 사진

CNT 섬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CNT 합성과 동시에 이를 연속 방적하는 ‘순수 CNT 섬유(Neat CNT Fiber)’, CNT와 다른 물질을 합성한 ‘CNT 복합체 섬유(CNT Compisite Fiber)’가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이 중 CNT 복합체 섬유를 생산한다. 고분자 폴리머 섬유에 CNT를 합성하는 방식이다.

CNT 섬유 활용 폭은 매우 넓다. 고강도 초경량 소재이면서 전도성도 갖는다. 얇은 실 형태이면서도 강도가 철의 100배에 달하기 때문에 항공우주 소재나 구난용으로 주목받는다. 전도성을 띠면서 실처럼 휘기 때문에 플렉시블 기기 전극 소재로 활용될 수 있다.

금호석유화학 CNT 생산 공장 조감도
금호석유화학 CNT 생산 공장 조감도

업계 관계자는 “CNT 섬유 자체는 학계에서도 오랜 기간 연구됐고 해외에서도 빠르게 상용화가 이뤄지고 있는 소재”라며 “우리나라는 시장이 열리지 않아 관련 산업이 걸음마 단계지만 금호석유화학이 섬유 형태 CNT를 처음 생산할 것”이라고 전했다.

금호석유화학은 그동안 분말 형태 CNT를 양산해 플라스틱 합성물 등에 적용해왔다. CNT 섬유는 학계에서 여러 차례 연구됐지만 금호석유화학 양산으로 산업화 길을 걷게 됐다. 해외에서는 CNT 복합체 섬유뿐만 아니라 순수 CNT 섬유 상품화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해외보다 한발 늦었지만 대기업이 직접 CNT 섬유 상용화에 뛰어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우리나라는 전자 분야 응용에 강점이 있어 플렉시블 기기 활용이 기대된다. CNT는 구리보다 1000배 높은 전기전도성을 보유했다. CNT 섬유 역시 전도성을 가졌지만 은, 구리보다 높은 전기저항을 낮추는 것이 과제다. 금호석유화학은 충남 아산에 연산 50톤 규모 CNT 생산 공장을 보유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순수 CNT 섬유도 검토했지만 지금은 폴리머 고분자와 합성한 CNT 섬유를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국내 섬유 업체와 함께 진행하는 사안으로 준양산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