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통형 배터리 `18650` 다시 귀한 몸…삼성SDI·LG화학 증설 나서

삼성SDI 배터리를 장착해 지난해 말 샤오미가 출시한 전기자전거 `운마C1(云?C1)`. 가격은 1999위안(약36만원)이다.
삼성SDI 배터리를 장착해 지난해 말 샤오미가 출시한 전기자전거 `운마C1(云?C1)`. 가격은 1999위안(약36만원)이다.

모바일·IT기기용으로 각광받다 애물단지로 전락했던 원통형 소형 이차전지(규격 18650)가 다시 ‘귀한 몸’이 됐다. 규격화된 배터리라 다양한 제품 적용이 어려웠던 단점이 오히려 대량 생산과 가격경쟁력 강점으로 되살아났다. 전동공구나 전기자전거를 넘어 전기자동차·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비IT분야 활용이 늘었다. 글로벌 소형 전지분야를 주도해온 삼성SDI와 LG화학이 원통형 전지 생산라인을 확충하며 부활하는 시장 잡기에 나섰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가 올해 중국 톈진공장 원통형 이차전지 생산량을 10% 늘린다. 지난해 말 중국 완성차 업체 JAC(江淮汽車) 전기차 ‘iEV6S’용 원통형 전지 공급업체로 선정된 데 이어, 최근 중국 샤오미 전기자전거(모델명 윈마C1)에도 원통형 소형전지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도 지난해 테슬러 전기차 ‘로드스터’ 교체형 배터리 업체로 선정되는 등 원통형 전지 수요가 늘면서 중국 난징공장에 라인 증설을 검토 중이다. 두 회사 모두 전동공구·보조배터리 등 기존 시장에 전기자전거·전기차·골프카트 등으로 쓰임새가 확대됐다.

삼성SDI 직원이 18650 원통형 배터리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삼성SDI 직원이 18650 원통형 배터리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LG화학의 18650 원통형 배터리.
LG화학의 18650 원통형 배터리.

손가락만한 크기 원통형 이차전지 ‘18650’은 2010년 전후 모바일·IT기기 소형화로 파우치형(봉지 모양) 전지에 밀리면서 시장 수요가 급감했다. 그러다 2012년 일본 파나소닉이 테슬라 전기차에 18650 배터리 수천 개를 병렬로 연결해 대형 전지화시키면서 업계 주목을 받았다. 규격제품인 18650은 파우치에 비해 유연성은 떨어지지만, 크기(지름 18㎜, 길이 65㎜)가 표준화돼 생산성이 높고 파우치나 각형 배터리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 에너지 밀도가 높아 순간적으로 강력한 힘을 낼 수 있어 납축전지 대체시장뿐 아니라 전기차·전기자전거·전동공구·골프카트 등 모터를 구동하는 제품에 널리 사용된다.

삼성SDI과 LG화학은 수천 개 개별 셀을 모듈·패키지화할 수 있는 회로기술을 확보하며 경쟁력을 높였다. 삼성SDI는 지난 2000년 리튬이온 배터리 첫 양산라인을 가동한 후 세계 최대 용량인 2000㎃h 원형 배터리를 생산했으며, 2600·2800·3000㎃h급 제품까지 내놓으며 현재 3000㎃h 이상 전기를 담을 수 있는 고밀도 기술까지 확보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기존 니켈카드뮴 배터리가 장착되는 전동공구 시장에 뛰어든 후 글로벌 4대 전동공구 제조사에 18650 전지를 공급하며, 52.4% 시장점유율을 달리고 있다”며 “팩·모듈화 기술로 비IT 분야와 전기차·ESS로 쓰임새가 넓어지면서 올해 10% 생산을 늘리고 추가로 라인 증설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B3가 2015년에 발표한 전세계 원통형 배터리 출하량
B3가 2015년에 발표한 전세계 원통형 배터리 출하량
원통형 배터리 `18650` 다시 귀한 몸…삼성SDI·LG화학 증설 나서

원통형 배터리 `18650` 다시 귀한 몸…삼성SDI·LG화학 증설 나서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