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이끌 라이다 기술, 2~3년 내 상용화 두고 격돌

정확한 센싱으로 자율주행 미래를 이끌 것으로 기대되는 라이다(LiDar, Light Detection And Ranging) 상용화를 두고 업계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콘티넨탈·덴소 등 전통적인 전장(전자장치) 업체가 라이다 상용화를 위해 소형화에 나섰으며 국내 업체·기관도 출사표를 냈다.

라이다는 다수 레이저를 목표물에 조사해 사물까지 거리·방향·속도는 물론 온도와 물질 분포까지 감지할 수 있는 기술이다. 전파를 이용하는 레이더에 비해 측정 각도가 넓고 정확성이 뛰어나지만 개발에 투자하는 업체가 손꼽힐 정도로 기술 장벽이 높고 가격도 비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이더는 많은 차에 장착되면 전파간섭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 라이다가 자율주행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라이다 센서 세계 시장은 2015년 9억달러에서 2020년 33억달러로 연평균 29%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예측했다.

현재 라이다 칩은 오슬람옵토와 맥심, 모듈은 벨로다인·이베오·ASC, 시스템은 콘티넨탈·덴소 등 소수 업체 정도가 라이다 관련 기술을 개발 중이다. 국내에서도 전자부품연구원과 엠씨넥스가 이 분야에 뛰어들어 선진 업체와 격돌을 준비하고 있다.

라이다의 가장 큰 문제는 가격이다. 부품 통합과 광원 최소화 등으로 가격대를 현실화하는 것이 상용화 관건으로 꼽히고 있다. 콘티넨탈이 개발한 카메라-라이다(MFL)가 대표적인 시도다. 단일 소형 장치에 카메라와 적외선 라이다를 통합해 통합 센서 모듈를 개발했다. ASC 역시 카메라 내에 라이다를 넣어 부품 수를 최소화했다.

출처 : 토요타. 토요타 차량에 콘티넨탈의 라이다와 카메라 시스템을 적용해 차간간격 유지를 테스트하는 모습.
출처 : 토요타. 토요타 차량에 콘티넨탈의 라이다와 카메라 시스템을 적용해 차간간격 유지를 테스트하는 모습.

국내에서는 전자부품연구원과 엠씨넥스가 기술을 개발해 선보였다.

엠씨넥스의 라이다 모듈 `라이다-7`
엠씨넥스의 라이다 모듈 `라이다-7`

엠씨넥스는 차량과 보행자를 명확히 식별할뿐만 아니라 눈이나 비가 올 때에도 정확하게 차량을 인식하는 ‘라이다-7’을 개발해 지난 CES에서 전시했다. 기존 주파수 방식 인식시스템이 외부 간섭에 취약한 점을 극복하고 안테나 등 다른 구성품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신기술을 통해 상용화에 한발짝 다가갔다. 레이저 에미터 2개, 리시버 광부품 2개, 카메라 1개 등으로 구성돼 글로벌 제품에 비해 부품수는 적으면서도 정확도가 높다.

눈이나 비가오는 상황에서도 정확하게 인식하는 엠씨넥스 라이다-7
눈이나 비가오는 상황에서도 정확하게 인식하는 엠씨넥스 라이다-7

전자부품연구원은 광부품을 절반으로 줄이고 렌즈 광학계를 통합설계해 구조를 단순화함으로써 단가를 낮춘 라이다 센서를 개발했다. 이를 전장부품회사인 카네비컴을 통해 내년부터 상용화할 계획이다.

라이다 광학엔진 플랫폼 성능시험을 하는 최연용센터장(왼쪽)과 조현창선임연구원
라이다 광학엔진 플랫폼 성능시험을 하는 최연용센터장(왼쪽)과 조현창선임연구원

업계 관계자는 “라이다 상용화는 앞으로도 2~3년이 걸릴 것”이라며 “경쟁과 원가 감축으로 단가를 낮출 수 있다면 정확도가 가장 중요한 자율주행에서 대세로 떠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