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스마트폰 기술경쟁, 어디까지 왔나?

[이슈분석]스마트폰 기술경쟁, 어디까지 왔나?

아침에 일어나 가장 먼저 스마트폰으로 밤새 쌓인 알람을 확인하고 출근 전 일기예보를 보는 게 어느덧 일상이 됐다. 전철이나 버스를 타고 회사에 갈 때도 스마트폰으로 신문을 읽고 어제 보지 못한 드라마나 예능프로를 챙겨본다. 사람이 많을 때면 이어폰을 귀에 꽂고 음악만 듣기도 한다. 퇴근할 때도 마찬가지다.

올해로 아이폰 2G가 등장한 지 햇수로 10년째다. 스마트폰이 일상을 지배한지 오래됐다. 스마트폰 덕에 아침에 TV를 켜거나 신문을 챙겨볼 일이 없어졌다. 지하철역 무가지는 자취를 감췄다. PMP나 MP3P는 유물 신세다. 스마트폰이 영역을 점점 넓힌 탓이다.

최근 스마트폰 기술경쟁은 속도보다 부가 성능에 초점을 맞추는 모양새다.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아니면 더 이상 속도 경쟁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속도를 높이고 화질을 개선하던 시대는 지났다.

◇카메라를 닮은 스마트폰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업체는 얼마 전부터 카메라에 공을 들이고 있다. 기존 카메라와 달리 스마트폰은 찍은 사진을 간단하게 편집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카카오스토리 등 소셜 미디어에 바로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급 스마트폰 대부분은 카메라 화소가 1300만 화소 이상이다. DSLR에 버금간다. 셀피족을 위해 전면 카메라 화소도 대부분 500만을 넘긴다. LG는 ‘G4’에 고급 렌즈와 DSLR 수준 전문가 모드까지 탑재했다.

[이슈분석]스마트폰 기술경쟁, 어디까지 왔나?

최근 LG ‘V10’ 이후 듀얼 카메라가 대세로 부상했다. 시장조사기관 TSR에 따르면 듀얼카메라 시장 규모는 지난해 1500만대에서 올해 열 배가 넘는 1억6400만대에 달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도 ‘아이폰7’ ‘갤럭시S7’ ‘G5’에 듀얼 카메라 장착을 예상한다. 중국 화웨이 새 전략 스마트폰 ‘P9’도 마찬가지다. V10 전면 카메라처럼 단순히 화각이 다른 렌즈 두 개를 탑재하는 게 아니라 3차원 영상 촬영이 가능할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작년 2분기에 듀얼 카메라를 이용한 줌 렌즈 시스템 특허를 출원해 올해 초 등록을 마쳤다. 작년 3월에는 스마트폰에 쓰일 수 있는 광학 줌 기술 특허를 받았다.

3D 촬영이 가능한 듀얼카메라는 2011년 LG ‘옵티머스 3D’가 시초다. 그 이후 HTC나 화웨이에서도 선보였으나 화질이나 이미지 처리 속도 등으로 시선을 끌지는 못했다.

스마트폰으로 촬영만 해도 주변 환경을 3차원으로 인식한다<출처:구글탱고>
스마트폰으로 촬영만 해도 주변 환경을 3차원으로 인식한다<출처:구글탱고>

구글은 3D 카메라를 이용해 인터넷에 연결하지 않고도 사람 얼굴과 소리까지 인식하는 스마트폰을 개발한다. 스마트폰에 딥러닝(Deep Learning)을 적용하는 것이다. 딥러닝은 기기 스스로 이미지를 인식하고 분석하는 기술이다. 구글은 이미 탱고프로젝트에서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만 하면 자동으로 주변 환경을 3D로 보여주는 기술을 개발했다. 건물 내부 지도를 별다른 작업 없이 알아서 만들 수 있다.

◇화질 경쟁, 다시 불붙는다

카메라 경쟁으로 이를 표현하는 디스플레이 화질 경쟁도 재점화됐다. 4K 촬영은 가능한데 스마트폰으로 이를 감상하기에는 화질이 떨어져서다.

화질 경쟁에 다시 불을 놓은 건 소니다. LG ‘G3’가 처음으로 QHD 디스플레이를 탑재하며 앞서가는 듯했으나 지난해 9월 소니가 4K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엑스페리아 Z5 프리미엄’을 선보이며 선을 그었다. 5.5인치 화면에 3840×2160 해상도로 화소밀도가 무려 801ppi에 달한다. 1제곱인치 크기 화면에 801개 점이 찍혀있다는 의미다. 이미 사람 시력으로 확인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오큘러스나 삼성 기어VR 등 가상현실(VR)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가 시장에 풀리면서 화질 경쟁을 부추긴다. VR기기로 생생한 현장감을 느끼려면 4K급은 돼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주류인 풀HD급 화질로는 VR 감상 시 화면이 깨져 보여 몰입이 어렵다.

삼성 갤럭시S7이 화질 경쟁에 뛰어들 전망이다. 일부 모델에 스냅드래곤820을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어VR를 내놓은 만큼 4K 화질 스마트폰이 차기작이 될 가능성이 높다. 스냅드래곤820을 첫 채택한 LeEco LeMax Pro도 4K 스마트폰으로 점쳐진다.

휘어지는 화면을 넘어 접는 스마트폰이 출시된다는 전망도 있으나 당장은 실현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삼성이 연말까지 화면을 펴면 태블릿PC로 바뀌는 스마트폰을 선보일 것이라는 보고서가 있지만 어디까지나 시제품 성격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케빈 왕 IHS테크놀로지 이사는 “현재 디스플레이 업체가 접이식 패널을 개발하고 있지만 패널 손상 없이 반으로 접을 수 있는 곡률이 3㎜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접이식 스마트폰을 구현하려면 디스플레이 패널 곡률 반경이 1㎜ 이하여야 한다.

◇무선충전, 떨어져도 가능해져

스마트폰 사용자 편의를 위한 무선충전 기술도 화두다. 일일이 충전 단자를 연결할 필요 없이 충전기에 얹어두면 된다.

무선충전 기술은 ‘자기공명’과 ‘자기유도’ 방식으로 나뉜다.

삼성전자 급속무선충전기(사진:삼성전자홈페이지)
삼성전자 급속무선충전기(사진:삼성전자홈페이지)

자기유도 방식은 충전기에 스마트폰이 붙어 있어야 한다. 지난해 삼성이 출시한 ‘갤럭시S6’에는 스마트폰 최초로 자기유도 무선충전 기술이 탑재돼 있다.

자기공명은 스마트폰이 충전기와 떨어져 있어도 상관없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2017년 출시를 목표로 이 방식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내년에 출시될 ‘아이폰7S’와 아이패드 신제품에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애플은 지난 2011년 1m 거리에서도 충전할 수 있는 근거리 자기공명(NFMR) 특허를 미국 특허청(USPTO)에 출원했다. 애플 신기술은 이 특허에 기반을 두고 개발되고 있을 것으로 일부 외신은 추측했다.

◇스마트폰에 생체인식 기능을 이식하다

본인 인증과 개인정보 보호가 강조되면서 생체인식이 스마트폰 인증 수단으로 급부상했다. 생체인식은 사람마다 구조와 모양이 다르다는 점에 착안했다. 대표적인 게 지문과 홍채다.

이전에도 지문 인식을 도입한 스마트폰은 있었지만 도화선은 ‘아이폰5S’에서 첫 선보인 터치아이디다. ‘갤럭시S6’도 지문 인식 기능을 탑재했다. 후속 제품에는 홍채 인식 기능을 적용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홍채 인식은 일본 후지쯔가 한발 앞섰다. 지난해 세계 최초 홍채인식 스캐너 탑재형 스마트폰 ‘애로우즈(ARROWS) NX F-04G’를 발표했다. 제품 앞면에 홍채 스캐너 ‘아이리스 패스포트’를 장착했다.

윈도10 얼굴인식 기능은 일란성 쌍둥이까지 구분할 정도라고 알려졌다. 올 하반기 출시될 서피스 폰에 첫 적용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최근에는 지정맥이 주목받는다. 지정맥은 일반적으로 손가락 두 번째 마디 내 정맥을 말한다. 겉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사람마다 패턴이 다르다. 손가락 내부 혈관이라 패턴을 알 수도 없다. 국내 업체인 코리센이 스마트폰에 탑재할 만큼 얇은 초박형 인식센서를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석언 코리센 대표는 “지정맥은 보안성이나 편의성, 비용 등을 감안할 때 본인 인증을 위한 가장 확실한 수단”이라며 “PC나 스마트폰 개인 인증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듀얼카메라 시장 전망(자료:TS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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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