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시급한 LTE-TDD 상용화

[이슈분석]시급한 LTE-TDD 상용화

정부가 차세대 주파수 전략인 ‘K-ICT 스펙트럼 플랜’에 시분할 롱텀에벌루션(LTE-TDD) 도입 계획을 담겠다고 밝혔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2020년 이전에는 우리나라 상용망에도 LTE-TDD가 도입될 것이 확실하다.

LTE-TDD는 주파수 사용량을 반으로 줄여 주파수 부족에 대응할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힌다. 중국, 미국, 인도, 러시아, 브라질 등 해외 주요 국가에서 상용화하고 있다. 국내에 LTE-TDD 시장이 형성되면 통신 장비와 관련 솔루션 업계의 해외 진출도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다.

업계는 LTE-TDD를 5세대(5G) 이동통신 이전 사용될 최후의 LTE 기술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주파수분할 롱텀에벌루션(LTE-FDD)과 병행해 사용하면 새로운 서비스와 기술발전, 통신시장 확대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LTE-TDD 어떤 기술인가

LTE-TDD(Time Division Duplex)는 데이터 송신(업로드)과 수신(다운로드)에 별도 주파수를 사용하는 LTE-FDD와 달리 한 주파수에서 송·수신을 처리한다. 가령 LTE-FDD가 10㎒ 폭 주파수 두 곳에서 각각 데이터를 송·수신한다면 LTE-TDD는 10㎒ 폭 주파수 한 곳에서 송·수신을 처리한다.

송·수신 데이터가 충돌이 나지 않는 비결은 ‘시차’다. 시간을 두고 데이터를 송·수신한다. 이 때문에 LTE-FDD보다 주파수 효율성이 높다. 또 송신과 수신 데이터 전송 비율을 동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다운로드 트래픽이 월등히 많은 특정 지역이라면 송·수신 비율을 2:1이나 3:1로 조절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일반적으로는 업로드보다 다운로드 데이터가 몇 배 많다. 하지만 LTE-FDD는 업로드와 다운로드에 동일한 폭의 별도 주파수를 쓴다. 안정성은 높지만 효율성이 낮다. 주파수가 LTE-TDD 두 배가 소요되기 때문에 비용도 비싸다. 무엇보다 간섭현상 제거를 위해 송·수신 간 일정 거리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주파수 ‘파편화’ 원인이 된다.

LTE-TDD도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2㎓ 이상 고주파를 사용하며 송신 출력이 수신 출력보다 작아 전파 도달 거리가 길지 않다. 주파수 직진성으로 건물과 장애물 회절 현상이 적다. 하지만 LTE-FDD를 기본으로 하고 복잡한 건물 안, 인구밀도가 높은 도심 지역 등에는 LTE-TDD를 쓰는 식으로 활용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국내 통신시장에 새로운 기회

국제 표준화 단체 3GPP는 생태계 확대를 위해 LTE 표준화 초기부터 LTE-FDD와 LTE-TDD를 단일 표준문서에 포함해 표준화를 진행했다. 두 기술은 모두 2009년 표준화가 완료됐다.

우리나라는 LTE 도입 초기 안정성과 글로벌 추세를 고려해 LTE-FDD 방식을 선택했다. 2013년 제4 이동통신에 LTE-TDD를 허용했지만 제4 이통 출범이 연이어 무산되며 도입이 늦춰지고 있다. 2.3㎓ 와이브로 대역을 LTE-TDD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정부와 통신사업자 간 이해관계가 달랐다.

그러는 사이에 국내 주파수는 포화 상태를 향해 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국내 이동전화(2G~4G, 피처폰·스마트폰) 트래픽은 17만3819테라바이트(TB)다. 전년 동기보다 46% 증가했다. 개인당 월 트래픽은 처음 3GB를 넘었다. LTE 트래픽이 급격하게 성장하며 전체 트래픽 90% 이상을 차지한다.

아직 블랙아웃을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주장도 나온다. 4월이면 새로운 주파수 경매도 진행된다. 하지만 지역별로 트래픽 발생량이 다르다. 여기에 LTE 트래픽의 폭발적 증가세를 감안하면 현재 LTE-FDD 방식으로는 일부 지역에서 주파수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정인준 대구대 경영학과 교수는 “중국과 인도처럼 인구가 많은 나라가 LTE-TDD를 도입하고 있어 해외 수출 등 규모의 경제를 생각하면 조속히 LTE-TDD를 도입해야 한다”며 “칩, 단말, 장비 등 국내 중소 업체에도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 가능해져

LTE-TDD는 LTE-FDD와 다른 안테나, 기지국 무선부문(RU)이 필요하다. 관련 생태계가 생겨나고 장비 업계는 매출 증대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특히 LTE-TDD는 와이브로와 같은 시분할 기술을 쓰기 때문에 와이브로 기술을 보유한 업체라면 손쉽게 제품을 개발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개발한 와이브로를 발전적으로 계승하게 되는 셈이다.

해외 진출 기회도 생긴다. 국내 LTE-TDD 관련 업계가 장비를 개발해 해외에 수출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 해외 고객사는 상용망에 LTE-TDD 장비를 공급·구축해 운영해본 경험을 중요하게 여긴다. 국내 이동통신사가 LTE-TDD를 서비스하면 장비 공급업체는 이를 구축사례 삼아 해외 진출을 노릴 수 있다.

이통사는 새로운 기술 기반으로 네트워크를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게 된다. LTE-TDD는 LTE-FDD와 간섭을 일으키지 않는다. LTE-TDD 펨토셀(초소형 기지국)을 도입해 실내 LTE 핫스팟으로 쓸 수 있다. 한 전파 전문가는 “대부분 경우 사용자는 동영상, 음악 스트리밍, 웹서핑 등 다운로드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유연성을 가진 LTE-TDD는 이통사 마음을 사로잡을 수밖에 없다”며 “LTE-FDD와 LTE-TDD를 주파수집성(CA) 기술로 묶으면 커버리지를 확대할 수 있고 빌딩 내 품질 확보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