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켈레톤 `감동의 첫 金`에 `묵묵한 뒷바라지` 있었다

지난 5일(현지시간) 윤성빈 선수의 한국 스켈레톤 사상 첫 금메달 획득은 우리 선수단의 끈질긴 인내, LG전자를 비롯한 후원 기업의 소리 없는 강한 믿음이 일군 쾌거였다. 비인기 종목으로 당장의 마케팅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었지만 국내 동계스포츠 저변 확대를 위해 묵묵히 지원에 나섰다.

LG전자가 지난해 4월 2일 서울 오륜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스켈레톤` 국가대표팀 공식 후원 조인식을 개최했다. 사진은 조인식에 참석한 (좌측부터) 이한신 선수, 윤성빈 선수, 최상규 LG전자 한국영업본부장(사장), 강신성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 회장, 문라영 선수, 이진희 코치. <LG전자 제공>
LG전자가 지난해 4월 2일 서울 오륜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스켈레톤` 국가대표팀 공식 후원 조인식을 개최했다. 사진은 조인식에 참석한 (좌측부터) 이한신 선수, 윤성빈 선수, 최상규 LG전자 한국영업본부장(사장), 강신성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 회장, 문라영 선수, 이진희 코치. <LG전자 제공>

9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대우인터내셔널, KB금융 등 국내 기업은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을 ‘메인 스폰서’로서 공식 후원하고 있다. 선수단 훈련과 국제대회 출전 등에 필요한 경비, 장비 등을 지원한다. 2011년 10월 대우인터내셔널을 시작으로 지난해 4월 LG전자와 KB금융이 연맹 및 선수단과 손을 잡았다.

스켈레톤은 1인승 종목으로 1200m 이상 얼음 경사주로를 활주해 가장 빠른 순서대로 순위를 매긴다. 2년 전만해도 썰매 종목은 국제대회 메달을 생각하기 어려웠지만 선수단은 악조건 속에서도 꾸준히 성과를 내왔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동계 스포츠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높아졌다.

윤성빈 선수 <전자신문DB>
윤성빈 선수 <전자신문DB>

기업의 스포츠 후원은 보통 선수 개인의 지명도를 제품·서비스 마케팅에 활용하는 방향으로 연결된다. 광고 출연, 신제품 발표회 참석 등이 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은 스켈레톤 대표팀이 훈련에 집중할 수 있도록 소리 없이 지원했다. 매년 3억원씩 지원하는 대우인터내셔널을 비롯해 LG전자도 선수단 살림을 챙기고 있다.

이들 기업도 연맹과 후원 계약에 ‘스포츠 마케팅’을 포함했다. LG전자는 지난해 4월 후원 계약 체결과 함께 “국가대표 선수단은 LG전자 광고모델, 홍보대사로 활동하는 등 다양한 스포츠 마케팅도 펼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당장의 홍보 효과 대신 선수단 역량강화라는 후원사 본연 책임에 무게를 뒀다. 선수단이 지난 1년 여 간 LG전자 제품 홍보를 위해 대중매체에 나선 적은 없다. 대신 LG전자는 사내 홍보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블로그 등을 활용해 ‘스켈레톤 알리기’에 나섰다. KB금융은 물론 기업 간 거래(B2B) 기업인 대우인터내셔널도 마찬가지였다.

대우인터내셔널 어린이 봉사단은 2014년 7월 27일,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 선수단의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선전을 기원하는 응원 방문 행사를 개최, 직접 제작한 응원 메시지 보드와 영상편지를 전달했다. <대우인터내셔널 제공>
대우인터내셔널 어린이 봉사단은 2014년 7월 27일,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 선수단의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선전을 기원하는 응원 방문 행사를 개최, 직접 제작한 응원 메시지 보드와 영상편지를 전달했다. <대우인터내셔널 제공>

윤성빈 선수가 한국 첫 금메달을 목에 건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2015·2016시즌 월드컵 7차 대회 출전에도 이들 기업의 도움이 있었다. 선수단은 지난해 2월 월드컵에서 한국 썰매종목 최초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획득한 데 이어 ‘아시아 첫 스켈레톤 금메달’로 이어지며 ‘소리 없는 강한 믿음’에 보답했다.

선수단과 기업의 동행은 ‘평창동계올림픽 메달 획득’을 목표로 계속된다. 최상규 LG전자 한국영업본부장(사장)은 “‘스켈레톤’ 활성화를 위해 지속적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후원으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