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지진, 반도체·디스플레이 2분기 공급 차질 빚어질 듯

6일 새벽 진도6.4의 강진이 발생한 타이완 남부 가오슝시와 인근 타이난 시. TSMC는 타이난시에 있는 웨이퍼일부가 피해를 입었지만 1분기 애플제품 출하용 칩 공급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구글
6일 새벽 진도6.4의 강진이 발생한 타이완 남부 가오슝시와 인근 타이난 시. TSMC는 타이난시에 있는 웨이퍼일부가 피해를 입었지만 1분기 애플제품 출하용 칩 공급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구글

지난 6일 새벽 대만 남부 가오슝, 타이난시를 덮친 규모 6.4의 지진으로 전 세계 반도체 디스플레이 패널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타이난에는 파운드리 업체 TSMC와 UMC의 첨단 반도체 공장이 들어서 있다. TSMC는 200mm 팹6, 300mm팹14를 운용한다. 팹14에선 애플 아이폰용 AP ‘A 시리즈’가 양산된다. UMC도 300mm 반도체 공장인 팹12를 타이난에서 운용 중이다. 28나노 이하 첨단 반도체가 이곳에서 양산된다. 생산 용량도 적지 않다. TSMC 팹14는 300mm 웨이퍼 투입 기준 월 18만장, UMC 팹12는 10만장 규모 생산 용량을 갖췄다.

디스플레이 쪽에선 대만 패널 업체 이노룩스가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이 회사의 3.5, 5, 5.5, 6, 7세대 디스플레이 패널 공장인 팹1~팹7은 모두 타이난시에 있다. 가장 최신 공장인 8세대 팹8은 가오슝시에 위치한다.

첨단 반도체 디스플레이 장비는 진동이 감지되면 자동으로 가동을 멈춘다. 짧은 시간이라면 재가동을 통해 복구 가능하다. 그러나 시간이 길 경우 각종 가스, 화학 재료로 증착, 식각, 노광 작업을 하던 웨이퍼, 디스플레이 박막트랜지스터(TFT) 기판은 폐기할 수밖에 없다. 반도체의 경우 20나노 이하 첨단 제품을 웨이퍼를 집어넣은 뒤 통상 2~3달 뒤에 완성품이 나오는 만큼 재공 손실은 전체 생산에 큰 차질을 빚는다.

TSMC 본사
TSMC 본사

TSMC는 지난 6일 공식 성명을 내고 “이번 지진으로 공장 건물과 장비는 손상되지 않았다”며 “작업을 진행 중이던 웨이퍼는 손상을 받았으나 2~3일 내 95% 이상의 설비가 완전 복구돼 정상 가동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또 “이번 지진이 1분기 출하에 미치는 영향은 1% 이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UMC도 “이번 지진이 회사 운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는 그러나 지진 영향으로 2분기부턴 양사 칩 출하량이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조립, 테스트를 맡는 후공정 라인은 지진으로 긴 시간 가동이 멈춰서도 큰 영향이 없다. 따라서 1분기 출하량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현재 전공정 장비에 들어가 있었던 웨이퍼는 일정상 2분기 출하용이다. 이 웨이퍼가 손상됐다면 2분기 출하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