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포럼 의장 해임...한국핀테크협회 통합 급물살

국내 첫 핀테크기업 협의체인 핀테크포럼이 기존 의장을 전격 해임했다.

11일 금융권과 핀테크 업계에 따르면 핀테크포럼 이사회는 최근 열린 이사회에서 해임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A의장이 회원사 권익을 외면한채 자사 홍보에 집중하는 등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네트워크 강화나 홍보보다 개인 이익을 위해 의장직을 이용했다는 회원사 의견이 작용했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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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관계자는 “핀테크포럼 출범 후 핀테크기업 간 교류의 장은 전무했고 각종 정부 핀테크 행사에만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회원사 권익 대변 활동은 없었다”며 “이번 이사회도 회원사들이 A의장 행태에 비판을 제기하자 열린 것”이라고 말했다.

핀테크포럼은 국내 핀테크 산업 활성화를 위해 스타트업 주도로 만들어진 국내 첫 핀테크 협의체다. 23개 회원사가 참여해 있으며, 등록 업체수도 100여개에 달한다.

의장 해임으로 핀테크포럼은 부의장인 최기의 부산파이낸셜뉴스 사장이 대행한다. 조만간 2대 의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이번 사건은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됐다. 정부가 핀테크 산업 부흥에 나서면서 일부 핀테크 업체 최고경영자(CEO)를 대표격으로 내세우는 등 실질적인 성과보다 홍보에만 치중한 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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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의장도 희생양이자, 핀테크 업계 논란을 가중시킨 가해자가 된 셈이다.

일부 회원사는 A의장의 사무국 운영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회원사가 십시일반 낸 회비 약 5500만원 사용처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현재 자금은 모두 소진된 상황이다.

한 회원사 관계자는 “회비가 6개월여만에 모두 소진됐는 데 사무국 직원이 1명인 상황에서 자금 사용처가 명확하지 않다”며 “재정 불투명성도 이번 이사회 결정에 한몫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이사진 해임 결정에 일부 기업이 반발하면서 법적 분쟁 가능성도 제기됐다. 정관 자체가 모호해 이사회에서 의장을 해임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이 없기 때문이다.

핀테크포럼은 2대 의장 선출과 함께 최근 금융사·스타트업이 참여한 ‘한국핀테크협회’와 통합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미 핀테크포럼에 속해있던 60여개사가 한국핀테크협회에 가입한 상황이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