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노조 “임팔라 국내 생산해야 존속 가능”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이하 한국지엠 노조)가 준대형 세단 ‘임팔라’ 국내 생산을 회사 측에 촉구했다. 한국지엠이 국내에서 존속하기 위해 임팔라 생산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임팔라는 전량 미국에서 수입해서 판매하고 있다.

한국지엠 준대형 세단 `쉐보레 임팔라`
한국지엠 준대형 세단 `쉐보레 임팔라`

한국지엠 노조는 사측이 임팔라 국내 생산 충족 기준을 당초 연 1만대에서 3만대로 번복하고 국내 생산을 사실상 거부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세르지오 호샤 한국지엠 대표는 임팔라가 국내 시장에서 월 1000대 또는 연간 1만대를 판매하면 국내 생산을 하겠다고 제시한 바 있다. 지난해 임금협상 합의서에도 수입판매 3개월 후 임팔라 국내 생산 검토에 착수하기로 합의했다.

노조는 경영진의 공표와 합의서에 근거해 지난해 10월 16일 이취임식에서 고남권 지부장의 첫 취임일성으로 임팔라의 국내생산이 향후 노사관계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전달했다. 또 공식·비공식 경로를 통해 임팔라 국내 생산을 요구했다.

그러나 한국지엠 경영진은 지난달 20일 열린 미래발전위원회 회의에서 ‘연 3만대 판매’를 임팔라 국내생산의 기준으로 제시했다. 엄격한 국내 안전 기준과 연비 규제를 고려할 때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하며, 연 3만대 판매는 보장돼야 채산성이 갖춰진다는 설명이었다.

노조 관계자는 “한국지엠 경영진은 책임과 신뢰를 바탕에 둔 노사관계의 한 축이고, 손쉬운 말 바꾸기는 노사간의 신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임팔라 국내생산은 임팔라 생산으로 인한 승용2공장의 고용안정, 한국지엠의 수익성 증대, 국내 내수시장 점유율의 확대의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한국지엠이 △경·소형차 전문생산공장 △수출 위주 생산공장 이미지를 타파하기 위해 임팔라 생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노조 관계자는 “국민들은 임팔라 국내생산 여부를 GM의 한국지엠 존속 여부를 판가름하는 기준으로 삼을 것이고, 임팔라 국내생산이 되지 않으면 국민들이 GM에 대한 불신을 키우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임팔라 국내생산의 사업타당성 분석은 단기적 비용문제로만 접근해서는 안되고 중장기적이고 전반적인 효과를 중요한 판단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국지엠 측은 임팔라 국내 생산에 대해 확정된 것이 없다고 일축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노조가 경영진이 말을 바꿨다고 하는데 그동안 임팔라 국내생산의 전제조건으로 연 1만대 판매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적이 없다”면서 “아직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고, 노조와 계속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류종은 자동차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