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전장 비중 획기적으로 느는 데`...새 통계 기준 필요

자동차 제조 원가에서 전장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나, 전장품 관련 통계는 자동차보다는 전자 중심으로 구성돼 개선이 요구된다. 정확한 실태 파악과 육성 계획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현실에 맞는 통계가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 주장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를 비롯해 국내 업체가 수출하는 전장품 상당수가 자동차 부품이 아닌 다른 카테고리로 잡히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자동차 제조원가 중 전장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0년 30%에서 2030년 50%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 전망이 밝은 만큼 국내 대기업까지 앞다퉈 전장품 사업에 진출한 상황이다. LG전자가 VC사업본부를 꾸린 후 성과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도 전장팀을 새로 꾸려 관련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계식 모듈 위주 사업을 펼쳤던 현대모비스도 전장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지만, 자동차 부품 관련 통계는 수십년 동안 사용해 온 MTI코드와 HS코드 위주로 편성된다. 국내 기업이 수출하는 전기차용 배터리는 다른 배터리와 함께 축전지(HS코드 8507)로, AVN은 오디오기기(8526) 등으로 분류된다. 안전을 위한 각종 전장품도 전자부품이나 기타류로 분류된다. 자동차 부품은 HS 8708호 이하로, MTI코드 7420에 속한다. HS코드는 세계 공통 품목과 국가별 특이사항을 반영해 만든 코드다. MTI는 우리 정부가 비슷한 종류의 여러 개 HS코드를 묶어 코드와 품목명을 부여한 체계다.

정부가 수출입 통계를 발표할 때에는 MTI 분류기준에 따른다. 이를 고집하는 이유는 같은 기준에 의해 시장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기준이 같아야 정확한 비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시장 상황은 끊임없이 변하는데 이를 매번 반영하다보면 비교 기준이 되는 통계로서 기능을 상실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역협회 홈페이지 캡처. 분야별 HS 코드에 대한 문의가 많다.
무역협회 홈페이지 캡처. 분야별 HS 코드에 대한 문의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이 같은 통계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준 수정이 어렵다면 새로운 코드를 부여하거나 세분화하자는 이야기다. HS코드가 과거 4~6년에 한 번씩 바뀐 것도 이들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을 대표하는 자동차산업 후방산업인 부품산업 현위치를 명확하게 알아야 육성 정책도 나올 수 있다”며 “최근 세계적으로 전장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는데다 선진국에서도 새로운 시대에 맞게 분류 체계를 자주 개정하는 만큼 국내 전장 산업에 대한 통계 체계도 손을 댈 때가 왔다”고 말했다.

`자동차 전장 비중 획기적으로 느는 데`...새 통계 기준 필요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