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핀테크 보증보험, 중소기업에 단비되길

금융거래는 신용이 기본이다. 거래 당사자 간에는 신뢰가 있어야 한다. 수십년 동안 신용등급이 높은 대형 은행이 시장을 과점해 온 이유다. 안심하고 돈을 맡길 수 있는 은행과 증권사를 찾는 것은 당연하다. 이는 중소 벤처기업이 금융의 주연이 될 수 없게 한 구조적 배경이었다. 스타트업은 아예 은행의 출입문을 넘어서기 어려웠다.

그런데 어느새 시대가 변했다. 화이트칼라의 전유물로 간주돼 오던 금융권의 문턱이 낮아졌다. 하이테크 기술이 금융과 만난 덕이다. 이른바 ‘핀테크’ 열풍이다. 전자금융 거래도 급증했다. 등록된 업체만 100개다. 이용금액 규모도 71조원에 달한다. 앞으로 인터넷전문 은행이 출범하면 규모는 기하급수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스타트업도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주목되고 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금융거래 문화도 급변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금융보안, 개인정보보호, 암호화, 바이오인식 분야는 다양한 기술이 접목되는 대표 산업이다.

장밋빛 전망만 있는 건 아니다. 우려도 나온다. 핀테크 활성화는 궁극적으로 비대면 거래를 촉진시킨다. 금융사고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 때문에 소프트웨어공제조합이 3일 공개한 핀테크 기업 전용 보증보험은 눈길을 끈다. 전자결제 대행 등 중소 전자금융 업체를 염두에 두고 개발됐다. 특히 중소기업에 유리한 보증한도와 요율을 적용한 게 눈에 띈다. 상품 경쟁력 확보를 위해 보증한도를 기존 제품 대비 10배 이상 늘렸다. 보증요율도 20% 수준으로 낮췄다. 무담보를 원칙으로 한다.

새로운 보증보험 상품 출현으로 중소 핀테크 기업에 안전장치가 생겼다. 앞으로 중소 전자금융거래업자가 쉽게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담보 부재로 보증 이용에 어려움을 겪던 영세 핀테크 기업도 보증보험 우산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 산업 활성화에 필요한 환경이 마련된 것은 늦게나마 다행이다. 신상품이 자칫 발생될 수 있는 전자금융거래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안전판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