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기획]알파고, `판도라의 상자` 열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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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나.’

알파고가 바둑 최강자 이세돌 9단을 꺾은 후 충격에 휩싸인 것은 바둑계뿐만이 아니다. 인공지능이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져온 바둑에서까지 인간 지위를 넘보자 향후 미칠 사회·문화적 파장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인공지능이 인류에 새로운 편익을 가져오겠지만 인류가 치러야 할 대가도 만만치 않다는 우려다.

<사진 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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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가 바둑에 초점을 맞춰 세계 최고수를 꺾었듯 인공지능은 개발 목적에 따라 다양한 분야에서 역량 발휘가 가능하다. 인공지능은 빅데이터 분석 기술이 발전하고 클라우드·사물인터넷이 대중화하면서 날개를 달았다. 교통·의료·교육·서비스·언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도입됐거나 활약을 앞뒀다.

그만큼 문제 소지도 많다. 영화 ‘터미네이터’처럼 인공지능과 로봇이 인류를 지배하는 설정은 제외하더라도 일자리, 인권, 도덕, 책임 등 여러 분야에서 가치 충돌이 불가피하다.

<사진 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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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발전으로 새로운 산업이 일어나면 다양한 일자리가 생겨난다. 기존 일자리는 줄어든다. 인력 수요가 양질의 일자리로 자연스럽게 옮겨지지 않으면 실업 문제가 커진다.

법·제도 차원 문제도 발생한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인공지능의 규범이슈와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서 △법적 책임 △인격성 부여 △안전성 문제 등을 지적했다. 이원태 KISDI 연구위원은 “인공지능 기술 확산으로 기존 인간 중심 규범의 근본적 변화가 불가피하다”며 “인공지능 시대 새로운 규범체계를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 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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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전문가도 인공지능 발전이 가져올 파급 효과에 주목했다. 하워드 유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 교수는 미국 뉴욕타임스 기고에서 “인간 직관과 결정에 접근하는 인공지능이 전문가 영역을 급속히 깎아먹었다”며 “인류는 앞으로 인간 재능을 어떻게 계발해야 할지 기로에 섰다”고 주장했다. 유 교수는 “미래에는 원초적 지식보다 인간관계에서 발휘되는 공감능력이 전문성으로 정의될 것”이라며 인류 교육체계 재편을 주문했다.

인공지능과 인류가 상생 발전하려면 다양한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데이터 등 인프라 전체에 걸쳐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

서병조 한국정보화진흥원장은 “과거 정보화 단계에서 여러 부작용이 나타났듯이 기술만으로는 발전할 수 없다”며 “인공지능도 인간과 신뢰를 구축하며 발전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표] 인공지능 규범 이슈와 주요 내용
자료:정보통신정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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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SW/콘텐츠 전문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