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日인터넷전문은행, 성공 키워드는 `파괴적 합작`

성공한 일본 인터넷전문은행은 `업종 파괴 합작`을 통해 시너지를 높인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과 상관없는 이업종이나 산업자본을 끌어들여서 고객 이탈을 최소화하고 상호 보완하는 사업 모델을 구축했다. 한국의 인터넷전문은행의 안착 성공을 위해서는 산업자본 도입과 이업종 간 협업을 위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자신문과 우리은행이 공동으로 국내 최초로 일본 인터넷전문은행 모델을 비교 분석한 결과 통신과 편의점 등 이업종 간 합작이나 산업자본 결합 사례가 대부분 성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1997년 금융·산업 겸업화 촉진을 위해 산업자본의 은행업 진출을 허용한 후 소니, 야후 등이 대거 유입됐다.

특히 일본 인터넷전문은행 성공이 이를 기반으로 했다.

지번뱅크는 통신과 금융합작을 통해 고객 이탈을 최소화하고 시너지를 극대화한 사례로 꼽힌다
지번뱅크는 통신과 금융합작을 통해 고객 이탈을 최소화하고 시너지를 극대화한 사례로 꼽힌다

일본 지분뱅크(Jibun Bank)는 통신·금융 합작으로 경쟁력을 확보했다. KDDI(통신)와 UFJ(은행)가 각각 50% 지분을 확보하고 통신사 고객에 금리우대 등을 시행, 고객을 확보했다. 국내 K뱅크가 추진하고 있는 모델이다. 통신사 고객 연계영업 추진, 비대면 실명 확인 보완, 저비용 상품 경쟁력으로 은행 이탈 고객 유입 등이 성공 요인이다.

소니뱅크(Sony Bank)는 산업자본을 활용했다. 소니와 쓰미모토미쓰이은행, JP모건이 역할 분담해 소니금융지주 계열사와 연계 사업을 펼쳤다.

산업자본을 활용한 소니뱅크. 인터넷전문은행 중 유일하게 외화예금을 취급하는 등 차별화에 성공한 사례다.
산업자본을 활용한 소니뱅크. 인터넷전문은행 중 유일하게 외화예금을 취급하는 등 차별화에 성공한 사례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외화예금을 취급하고 개인 대상 투자은행(IB) 업무를 추진하는 등 산업자본을 적절히 활용했다.

편의점을 활용한 세븐뱅크는 세븐일레븐 유통망으로 차별화에 성공했다.

세븐일레븐 편의점 유통망을 활용한 세븐뱅크. 외국인 송금과 입출금을 ATM기기 하나로 해결했다.
세븐일레븐 편의점 유통망을 활용한 세븐뱅크. 외국인 송금과 입출금을 ATM기기 하나로 해결했다.

2만여 편의점을 활용해 현금자동입출금(ATM)기에 금융서비스를 융합했다. 비자, 아멕스, 유니온페이 등과 제휴해 외국인 송금, 입출금을 ATM 하나로 해결했다.

라쿠텐뱅크는 일본 쇼핑몰 1위 라쿠텐이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다. 쇼핑몰 주요 고객인 젊은 층을 대상으로 신용대출사업을 접목했다. 페이스북·이메일 송금 등 특화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쇼핑몰 플랫폼을 철저히 활용했다. 그 결과 매년 고객 수가 9.6% 증가했다.

재팬넷뱅크는 포털 야후재팬과 SMBC은행 등이 합작해 야후옥션 결제 및 경마, 경륜, 경정 등 결제 자금을 적극 활용했다.

제팬넷 뱅크는 포털과 제휴해 경마, 경륜 등 틈새시장 공략에 성공했다.
제팬넷 뱅크는 포털과 제휴해 경마, 경륜 등 틈새시장 공략에 성공했다.

수수료 중심 수익으로 예대 마진을 최소화하고 포털 고객 기반의 신규 고객 유입으로 급성장했다. 경마 등 고객별 관심 분야 이메일 마케팅 등 틈새시장을 발굴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상용화를 앞둔 한국도 산업자본 규제와 이업종 간의 활발한 비즈니스 모델 발굴이 없으면 생존 자체가 어렵다는 분석이다.

고정현 우리은행 스마트금융본부장은 “미국도 일부 제조사가 은행업에 참여하고 중국은 인터넷전문기업이 활발하게 은행 설립에 뛰어들고 있다”면서 “한국도 국가별 인터넷전문은행 사례를 활용해 더욱 특화된 비즈니스 모델 발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성공한 인터넷전문은행 경쟁력(자료-각사 취합)>


성공한 인터넷전문은행 경쟁력(자료-각사 취합)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