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A 칼럼] 알파고와 일자리

서울산업진흥원(SBA) 일자리본부장 정익수
서울산업진흥원(SBA) 일자리본부장 정익수

서울산업진흥원(SBA) 일자리본부장 정익수

연전에 텔레비전 연재 프로그램으로 방영된 ‘강대국의 비밀’을 흥미롭게 본 적 있다. 고대 로마, 몽골제국. 대영제국, 네덜란드, 미국 등 세계제국이나 해양대국을 건설한 국가들의 공통점을 세계석학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찾아가는 내용이었으며, 결론은 ‘관용’ 이었다. 특정 소수계층이나 민족에 의한 지배체제는 지속될 수 없고 외부에서 다양하고 새로운 인재가 유입돼야 지속적인 성장 동력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미국 등 근대 세계제국들의 역사를 좀 더 들여다보면서 흥미로운 또 하나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유대인’이었다. 유대인에 대한 관용정책 여부에 따라 국가의 지속성장엔진이 만들어진 것이다.

중세 유럽에서 심한 탄압을 받던 유대인들은 이슬람의 관용정책에 따라 스페인으로 이동해 스페인 세계제국 건설의 밑거름이 됐다. 스페인이 종교 보수화되자 네덜란드로 이주한 이들은 역시 종교의 자유를 찾아 이동한 프랑스 위그노들과 함께 네덜란드 해양대국화에 크게 기여했다.

네덜란드의 관용정신을 영국에 이식한 윌리엄3세를 따른 네덜란드 유대인들은 명예혁명이후 대영제국 건설에 큰 역할을 했다. 1·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대거 아메리카 대륙으로 이주한 유대인들은 세계 최강국 미국을 건설하고 노벨상을 비롯한 유력분야를 장악해 나갔다.

그러면 유대인은 어떻게 이런 저력을 가지는가? 그것은 바로 ‘절실함’과 ‘공부’라고 말하고 싶다. 그 중에서 이들이 하는 공부, 즉 이해-상상-표현과 토론식의 공부는 문제를 해결하고 그 문제해결 과정이 결실을 맺어 제국의 원동력으로 작동된 것이다.

어제와 그제 바둑 세기의 대결에서 알파고가 가뿐히 인류대표인 이세돌을 연 이틀 격파해 전 세계를 경악시켰다. 연초 세계 다보스 포럼에서도 4차 산업혁명과 과학기술의 발달로 미래 일자리가 많이 줄어든다며 주요 기사화된 바 있다. 일자리가 지속적으로 파괴될 것이라는 것은 쉽게 예견된다.

하지만 결국 소수의 지배자에게 지식과 정보가 집중돼 일자리를 넘어 인류파괴까지 가져올 상황이 정말 발생할까? 인류는 항상 그래왔듯이 절실하게 공부하고 또 토론해 부족한 일자리라는 거대담론의 문제를 해결하고 더 밝은 대안을 마련하지 않을까? 우리 인류가 과거 역사를 통해 멋진 신세계인 현재를 만들어 왔듯, 미래에 예상되는 문제를 가만히 앉아서 수수방관만 하지는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