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AMOLED 장악력 커질수록 핵심 장비 협력사도 고공행진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에 플렉시블·리지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공급, 세계 중소형 OLED 패널 1위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세계 중소형 OLED 시장 점유율 95% 이상을 장악한 독보적 사업자다. 한쪽 면이 휘어진 엣지 디스플레이에 이어 최근 삼성전자가 출시한 갤럭시S7엣지 모델에는 4개면이 모두 휘어진 쿼드엣지 디스플레이를 공급했다.

삼성디스플레이 A1 라인에서 AMOLED 패널을 생산하는 모습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A1 라인에서 AMOLED 패널을 생산하는 모습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OLED 패널 생산라인에는 핵심 장비 협력사가 다수 참여한다. 세메스, 원익IPS, 에스에프에이, AP시스템, 테라세미콘이 대표 협력사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해 A2 리지드 OLED 라인 일부를 플렉시블 OLED 라인으로 전환하는 투자를 집행하고 가동률을 90% 이상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핵심 장비 협력사 실적이 일제히 상승했다.

최근 A3 2단계 투자를 집행한 것도 호재다. 업계에서는 핵심 디스플레이 장비 협력사가 지난해 최대 실적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도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는 지난달 삼성디스플레이가 A3 2단계 투자 집행을 시작한 게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올 하반기 3단계 투자 가능성도 제기되는 등 플렉시블 OLED를 중심으로 한 투자가 집중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핵심 장비 협력사 성장세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삼성전자 자회사 세메스는 지난해 국내 장비 업계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삼성이 디스플레이와 반도체에 고루 투자함에 따라 관련 장비를 납품한 게 주효했다. 잉크젯 프린팅 장비 등 플렉시블 OLED용 장비를 연구개발(R&D)하는 등 첨단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원익IPS는 지난해 OLED용 증착장비와 드라이 에처 장비를 공급, 디스플레이 장비 실적이 크게 증가했다. 지난 2014년 연결기준 매출 5572억원과 영업이익 919억원에서 2015년 6474억원 및 992억원으로 각각 16.18%, 7.94% 성장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원익IPS가 매출 6000억원대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디스플레이 투자에 원익IPS가 해외 거래처까지 자체 확보하면 실적 폭은 더 커질 수 있다. 디스플레이 장비 사업 규모가 반도체 사업 규모를 역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에스에프에이는 삼성디스플레이에 물류자동화 장비와 OLED용 증착장비를 공급하는 핵심 협력사다. 2014년에 매출 5150억원과 영업이익 550억원을 기록했고, 2015년에는 매출 6000억원 초·중반대 및 영업이익 900억원대를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AP시스템과 테라세미콘은 삼성디스플레이 OLED 투자 수혜를 톡톡히 본 대표 협력사다.

AP시스템은 플렉시블 OLED용 핵심 장비인 레이저리프트오프(LLO)와 레이저결정화(ELA) 장비를 보유, 핵심 협력사로 떠올랐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931억원고 영업이익 121억원을 달성하는 등 전년 대비 각각 67.1%, 230.5% 성장했다.

테라세미콘은 디스플레이·반도체용 열처리 장비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폴리이미드(PI) 열처리(큐어링) 장비를 지속 공급,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48.9% 성장한 1066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디스플레이 사업 부문이 증가했지만 반도체 R&D 비용 증가로 12.9% 감소한 41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의 투자 확대 기조가 핵심 장비 협력사 실적 성장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기술이 성숙한 LCD 산업과 달리 OLED는 아직 기술이 덜 성숙해 협력사와의 전략 협업이 중요한 만큼 기술과 신뢰를 모두 갖춘 핵심 협력사 비중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