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제작사 권리 법제화

영국은 외주제작사 권리가 강화된 이후 영상 콘텐츠 강국으로 떠올랐다. 저작권을 갖게 된 외주제작사가 더욱 재미있는 창의 콘텐츠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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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는 2003년 통신법(Communications Act)을 제정하면서 외주제작사의 저작권을 인정했다. 독립제작사는 저작권을 확보해 가공하거나 재구성, 영상 시장에서 활용할 수 있다. 저작권 확보에 따른 수익 증가는 제작비 투자로 이어진다. 재원이 확보된 만큼 프로그램의 질 향상돼 선순환 구조를 확립할 수 있다.

영국에서는 방송통신규제기구(OFCOM)가 외주 정책의 강력한 중재자 역할을 함으로써 방송사가 독립 제작사에 횡포를 부릴 수 없다. 문화체육관광부의 표준계약서가 가이드라인 정도를 제시해 주는 우리나라와 대조된다. 영국 OFCOM은 방송사 시행규칙 적용을 감독하고 심의한다. OFCOM은 내부 심의와 외부 감사를 병행한다. 방송사가 시행규칙을 개정하기 원한다면 OFCOM의 승인을 공식적으로 받아야 한다.

외주제작사의 권리를 보호해 준 만큼 영국 방송산업은 급격하게 커졌다. 영국 포맷은 2013년 세계 방송포맷 45%를 차지한다. 2013년 영국은 185편의 포맷을 수출했다. 2013년 국내 포맷 수출은 전체 방송 프로그램 수출의 1.3%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디지털TV리서치에 따르면 2013년 영국 방송사가 포맷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6억달러(약 7027억원)였다.

2003년 이후 외주제작사 간 인수합병(M&A)이 활발해지면서 외주제작사의 규모도 커졌다. 좋은 영상을 제작하는 곳은 그만큼 권리를 인정받고 돈을 벌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엔데몰샤인 그룹은 2013년 총 5억8900만달러 수익을 올려 세계 포맷 시장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스타급 제작자와 간부급 인력이 BBC나 ITV에서 나와 독립제작사를 선택하는 경우도 늘었다. 2011년 700개 미만의 독립제작사가 고용하던 약 2만명의 인력은 영국의 지상파 방송사 고용 규모로 성장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