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NAB 2016]UHD시대 개막 `인공지능 방송 경쟁` 점화

KBS, MBC, SBS,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NAB 2016`에서 UHD 지상파 기술을 선보였다.
KBS, MBC, SBS,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NAB 2016`에서 UHD 지상파 기술을 선보였다.

내년 2월 시작하는 초고화질(UHD) 지상파 방송은 `부가서비스` 대전이 불가피해졌다. 지금까지 단방향에 그쳤던 지상파 방송서비스가 사용자 주도 `인터랙티브` 방송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UHD 표준으로 유력시되는 ATSC 3.0이 인터넷프로토콜(IP) 기반으로 움직인다. 방송과 인터넷이 융합한 형태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NAB 2016`은 2017년 초 개막하는 우리 UHD 지상파 방송 시장을 가늠한 `미리보기` 행사였다.◇실시간 재난방송 구현일본 구마모토 지진처럼 재난상황이 우리에게 일어나면 어떻게 될까. 재난 방송 주관 방송사 KBS는 즉각 속보로 관련 소식을 전해야한다. 정해진 방송 프로그램을 송출하면서 하단 라인에 속보가 뜬다. 내년 2월부터는 방송 시청 중에 인터넷 팝업창처럼 새로운 화면이 뜨면서 재난·재해 사실을 알린다. 소방방재청과 즉각적으로 연동해 실시간으로 메시지를 TV로 볼 수 있다. 시청자는 팝업을 클릭하면서 상세한 재난·재해 상황을 파악한다.재난·재해 방송 송출 방식은 총 4가지다. 팝업이나 세부 정보 전달뿐 아니라 TV가 꺼져 있을때 강제로 TV를 틀어서 재난 상황을 알린다. TV시청 중에 자동으로 재난 방송 프로그램으로 전환하는 기술도 가능하다. KBS 관계자는 “TV를 켜는 자동 웨이크업(Wake Up) 기능과 재난 방송 자동채널 전환은 아직 정책 이슈로 바로 도입되긴 힘들지만 기술 구현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UHD 표준 기술인 ATSC 3.0이 양방향 송수신을 지원한 덕분이다.

MBC와 SBS가 시연한 ATSC 3.0 기반 UHD 방송
MBC와 SBS가 시연한 ATSC 3.0 기반 UHD 방송

◇IP 기반 결합서비스 등장MBC와 SBS는 방송과 인터넷을 결합한 IP서비스가 가능하다. 케이블TV나 IPTV처럼 실시간으로 방송 편성표를 확인할 수 있다. `복면가왕`을 보고 싶다면 TV를 보는 도중에 리모컨으로 화면을 조작해 해당 프로그램을 `다시보기`하면 실시간으로 재방송을 볼 수 있다. 컴퓨터 화면에서 마우스로 인터넷에 접속하듯 `스마트 방송편성표` `어드밴스드 다시보기` 등 부가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NAB 2016에서 선보인 MPEG미디어전송(MTT) 기반 ATSC 3.0 방송 기술이 적용됐다.상황에 따라 UHD와 고화질(HD) 방송을 채널만 돌려 전환할 수 있다. 계층분할다중화(LDM) 덕분이다. MBC나 SBS 입장에서는 서로 다른 화질의 방송을 동시에 주고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송신기를 추가로 설치할 필요가 없어 설비 투자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N스크린 서비스 플랫폼도 지상파 방송에서 활용할 수 있다. 방송사 N스크린 서비스 `푹(pooq)`과 연동하면 TV리모컨으로 클릭해 UHD 콘텐츠를 바로 볼 수 있다. SBS 관계자는 “UHD TV만 가지고 있다면 부가서비스가 개발될 때마다 소프트웨어(SW) 업그레이드로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KBS, MBC, SBS,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NAB 2016`에서 UHD 지상파 기술을 선보였다.
KBS, MBC, SBS,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NAB 2016`에서 UHD 지상파 기술을 선보였다.

◇막오른 부가서비스 경쟁

방송 3사 UHD 부가서비스 개발은 현재진행형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기술개발을 도맡고 있다. 방송 3사가 다채로운 UHD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개발에 한창이다. 계층시분할다중화(LTDM) 기술이 대표적이다. 작년 ETRI가 `NAB 2015`에서 기술 혁신상을 받은 LDM보다 진화한 기술이다. 라디오 방송과 이동형 HD, 4K UHD 방송을 한 번에 송·수신하면서 지상파 TV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ETRI 개발방향은 인터넷 기반 통신(IP)과 방송 경계를 허무는 것이다. 지상파 TV에서도 인터넷 환경만큼 많은 서비스를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개발 중인 방송 키워드 검색은 특정 방송 영상만 송출한다.

가령 현주엽 농구선수가 현역시절 3점 슛을 쏘았던 장면만 검색해 보고 싶다면 TV에 `현주엽` `3점`이라고만 입력하면 관련 영상을 받을 수 있다. 검색에 필요한 메타데이터 분석과 인덱스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문자 중계나 영상 속 인물 매칭 기법을 사용한다.

일종의 `인공지능(AI)` 방송이다. 객체설정 기술은 TV를 보다가 원하는 연예인이나 가수가 있다면 해당 인물만 여러 카메라에서 찍은 영상을 보여준다. ETRI 기술은 UHD 지상파 방송이 시작되는 내년쯤 상용화가 가능할 전망이다.

◇수익모델은 과제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서비스가 다양한 만큼 방송사는 수익 모델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아직까지 어떤 콘텐츠에 광고를 넣을까 방송 3사가 모두 고민한다. 시청자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많은 콘텐츠와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서비스 정책이 필요하다.

UHD TV가 없다면 UHD 지상파 방송이 제공하는 부가서비스는 무용지물이다. 새로운 지상파 서비스를 제공받으려면 TV를 새로 구입해야하는 부담도 있다.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은 “UHD 지상파 방송서비스는 시청자가 주도하는 양방향 방송이 돼야할 것”이라며 “시청자에게 콘텐츠와 서비스 선택권을 확대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재유 미래창조과학부 차관도 “UHD 지상파 방송이 시작되면 시청자가 만족할 수 있는 다양한 부가 서비스 개발이 중요하다”며 “방송사와 방송장비, TV 제조사의 기술 개발 협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라스베이거스(미국)=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