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기차 배터리시장, 좁혀질 줄 모르는 한-일간 격차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한국산 배터리가 날개를 못 펴고 있다. 일본 배터리에 눌려 점유율 바닥을 면치 못했다. 올 들어 지난 1·2월 27%·23%로 떨어졌던 한국산 배터리 점유율은 지난달 13.6%까지 주저앉았다. 지난달 일본 배터리 시장점유율은 86.4%에 달했다.

지난달 북미전기차 시장에서 두 번째 판매량(1865대)을 기록한 GM 쉐보레 볼트(Volt).
지난달 북미전기차 시장에서 두 번째 판매량(1865대)을 기록한 GM 쉐보레 볼트(Volt).

26일 북미 전기차 전문매체 인사이드EV가 집계한 3월 북미 전기차(BEV·PHEV) 판매량을 근거로 배터리 시장을 분석한 결과, 일본산 배터리는 46만5122㎾h 공급으로 점유율이 86.4%로 치솟았다. 한국 배터리는 시장점유율 7만3161㎾h로 13.6%에 그쳤다.

지난달 북미 전기차 판매량은 1만3725대로 1월(6191대)과 2월(7751대)을 합친 것만큼 급증했다. 테슬라 `모델S`가 3990대로 1위를 차지했으며, 이어 GM `볼트(Volt)`, 테슬라 `모델X`, 닛산 `리프`, 포드 `퓨전 에너지` 등이 월 판매량 1000대를 넘어섰다. 미국 주요 주정부 ZEV(Zero Emission Vehicle) 등 연비규제 정책과 신형 `볼트` `리프`와 `모델X` 등 신차 효과까지 맞물려 전기차 시장이 활기를 띄는 분위기다.

북미 전기차 판매량은 급증했지만 한국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는 LG화학 볼트만 1865대 판매됐고, 삼성SDI 배터리를 탑재한 피아트 `500e`와 BMW `i3`는 각각 355대, 332대 수준에 머물렀다. 한국 전기차 브랜드 판매량도 저조했다. 현대차 `쏘나타 PHEV`는 275대 팔렸고 기아차 `쏘울EV`는 79대로 3개월째 두 자리 판매량을 넘지 못했다.

한국 배터리를 장착한 유력 전기차 모델이 나오지 않는 한 한국과 일본 간 배터리 시장점유율 격차는 계속 유지될 전망이다. 중대형 배터리 사업 위주 전기차 공급 전략을 수정해야할 필요성까지 대두됐다. 원통형 소형 전지를 탑재한 테슬라 전기차 판매량을 제외하면 중대형 배터리분야만 놓고 보면 한국이 일본에 앞섰기 때문이다. 한국산 중대형 배터리 판매량은 7만3161㎾h, 일본은 5만8332㎾h으로 10%가량 더 팔렸지만, 전기차 소형전지에서 크게 밀렸다.

전기차 전문가 박철완 박사는 “소형 전지를 쓰는 테슬라 위세가 꺾이지 않는 한 4·5월 판매량에서도 반전을 기대하기란 어렵게 됐다”며 “중대형 배터리 사업에만 치중하는 우리 배터리 공급 전략을 다각화하는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북미 전기차·배터리 판매 현황 (단위:대·㎿h / 자료:인사이드EVs·전자신문)>


북미 전기차·배터리 판매 현황 (단위:대·㎿h / 자료:인사이드EVs·전자신문)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