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의 삼성 2년…사업, 조직문화 혁신하고, 새 사업 찾아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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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삼성 2년…사업, 조직문화 혁신하고, 새 사업 찾아나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지고 나서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 경영의 전면에 나선지 만 2년째 접어든다. 이 회장 입원 후 삼성그룹은 사실상 이 부회장이 이끌고 있다. 아직 성패를 논하기 이르지만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시도에 국내외 경제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는 11일은 이 회장이 입원한 지 만 2년이 되는 날이다.

◇주력 사업 위주로 재편

이재용 부회장 체제 2년 동안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사업 재편이다. 삼성그룹의 사업 재편은 이 회장이 있을 때부터 시작됐다. 2013년 말 에버랜드가 제일모직 패션 부문을 양수한 것을 시작으로 계열사 재편은 본격화됐다. 정비 핵심은 그룹 사업을 전자와 금융 양대 주력사업 중심으로 재배치하고, 비주력 사업은 매각과 정리 등으로 슬림화하는 것이다.

삼성은 화학·방산 부문을 한화그룹과 롯데그룹에 매각하면서 그룹 내 화학과 방산 사업을 정리했다. 또 옛 삼성물산과 옛 제일모직을 통합하면서 통합 삼성물산을 출범시켰다. 계열사 사업 정리, 자회사 지분 이동, 스포츠단 소관 변경 등 소규모 사업 정비도 실시했다. 현재는 광고 계열사인 제일기획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재용의 삼성 2년…사업, 조직문화 혁신하고, 새 사업 찾아나서

사옥 재배치도 활발했다. 2008년 삼성 서초사옥으로 모여 있던 삼성그룹 직원들은 우면동, 수원, 성남 판교 등지로 이동했다. 삼성중공업 영업과 지원 부서는 지난 2014년 판교로 이동했고, 삼성물산 건설 부문도 지난 3월 판교로 이전했다. 삼성물산 상사 부문은 다음달 잠실 향군타워로 옮길 예정이다.

◇과감한 조직문화 혁신 시도

사업 재편에 이어 사내 조직문화 혁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그룹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부터 대대적인 조직문화 혁신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주요 사업부장, 임직원 등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스타트업 삼성 컬처혁신 선포식`을 가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주요 사업부장, 임직원 등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스타트업 삼성 컬처혁신 선포식`을 가졌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스타트업처럼 빠르고 유연한 기업 문화로 혁신을 시도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스타트업 삼성 컬처혁신 선포식`을 가졌다. 시대에 뒤떨어진 사고방식과 관행을 걷어내고 글로벌 기업에 걸맞은 의식과 일하는 문화를 도입하겠다는 취지다. 다음달까지 컬처 혁신을 뒷받침하기 위한 직급, 보상체계 개편 등 실행 계획을 내놓을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직급 단순화, 수평적 호칭, 선발형 승격, 성과형 보상의 4개 방향을 골자로 하는 글로벌 인사혁신 로드맵을 수립해 6월 중 발표할 예정”이라면서 “컬처 혁신과 인사 혁신을 논의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가 가동됐다”고 전했다.

◇변화에 이은 미래 성장동력 마련이 핵심

삼성전자는 지난해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을 신규 먹거리로 정하고 `전장사업팀`을 신설했다. 아직 전장사업팀 역할과 계획은 분명히 밝히지 않았지만 그룹 계열사들이 추진하는 다양한 전기차·친환경차 사업 등과 시너지를 내는 방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핀테크 열풍에 맞춰 삼성페이 사업을 공격적으로 펼치면서 주도권 선점도 노린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삼각 연구 조직인 삼성전략혁신센터(SSIC),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 글로벌이노베이션센터(GIC)를 통해 연구개발(R&D)은 물론 유망한 국내외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와 인수합병(M&A)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스마트폰, 반도체 등에 버금가는 미래 성장 동력이 무엇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업계는 선제적 조직 개편과 구조조정에 이어 미래 사업 방향까지 제시해야 이재용 부회장이 이끄는, 삼성이 지향하는 방향이 명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