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감동적인 법정 실화 소설 '안녕, 테레사'

세계적인 예술가 테레사 차의 죽음의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법정 실화소설 '안녕, 테레사'(문학세계사, 429p)가 출간됐다.
이 소설은 테레사 차의 오빠인 재미작가 존 차(JOHN CHA, 차학성)가 10년 동안의 구상과 20년의 집필 기간을 거쳐 펴낸 소설이다. 살인 사건을 다룬 재판 기록을 담고 있지만, 느닷없이 닥쳐온 가족의 잔혹한 죽음이라는 일상적이지 않는 고통에 대한 이야기까지 담고 있다.

[새책]감동적인 법정 실화 소설 '안녕, 테레사'

테레사 차(한국명 차학경)는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뒤를 이을 차세대 예술가로 주목받던 멀티미디어 아티스트였다.
그녀는 1982년 뉴욕의 한 빌딩 주차장에서 성폭행 당한 뒤 싸늘한 시체로 발견된다.
경찰은 그 빌딩의 관리원을 범인으로 지목하고 기소해 재판에 들어간다. 범인으로 지목된 남자의 강간과 강도 사건의 전력, 그날의 행적, 테레사 차의 시신에서 발견되는 그 남자의 흔적들 등 모든 정황들이 그 남자가 범인임을 가리키고 있지만, 뚜렷한 증거와 증인이 없어 사건은 미궁에 빠진다.
결국 살인에 대한 무죄가 선고됐다. 이 때 고인이 된 테레사는 5,000㎞나 떨어진 캘리포니아에서 살고 있는 어머니의 꿈에 나타나서 그 장소가 어디인지 알려 줬고 존 차는 마침내 결정적 증거를 찾아 진실을 밝혀낸다.
20년에 걸친 저자와 역자(문형렬)의 오랜 인연이 눈길을 끈다.
차학성 작가는 문형렬의 장편소설 '바다로 가는 자전거'를 번역했고, 문형렬 작가는 차학성 작가가 쓴 안수산 여사의 전기 '버드나무 그늘 아래'를 번역해 문학세계사에서 출판했다.
서정적이면서도 사유적인 독특한 문체로 작품 활동을 해온 문형렬 작가는 "그 동안 여러 권의 책을 번역했지만 그 어떤 작업보다 고통스럽고 힘이 들었다"며 "저자가 누이동생을 그리워하는 그 무수한 기억과 심정을 '환유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고 밝혔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작가 활동을 하고 있는 차학성 작가는 1990년 문예진흥원 번역상 수상, KOREATIMES 번역상 수상, 제37회 PEN번역문학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나성률 기자 (nasy2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