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바둑계 한국형 알파고 힘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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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전자신문 ICT 바둑대회 돌바람 대국 모습<전자신문DB>
<제1회 전자신문 ICT 바둑대회 돌바람 대국 모습<전자신문DB>>

제1회 전자신문 정보통신기술(ICT) 바둑대회 이후 정보기술(IT)과 바둑계가 한국형 알파고 제작에 팔을 걷어붙였다.

기보 데이터, 프로기사 자문 등 협력 가능성이 점쳐진다. 중국과 일본에서는 이미 바둑계와 연계한 바둑 알고리즘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17일 한국기원에 따르면 이 단체는 16일 열린 운영위원회에서 국산 바둑 인공지능(AI) 알고리즘 `돌바람`의 업그레이드에 협력하는 안건을 논의했다. 돌바람은 최근 개최된 전자신문 ICT 바둑대회에서 3승 1패를 거두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김강근 NHN엔터테인먼트 한게임 바둑 PD(프로 7단)는 “돌바람의 기력은 아마추어 최정상 기사 수준”이라면서 “프로기사와 3점가량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한국기원 관계자는 “아직 구체화한 방안이나 계획이 마련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한국기원의 지원 방법 자체는 어렵지 않다. 경쟁력 제고나 부가가치 산업 측면에서 의미가 있어 앞으로 협력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전했다.

돌바람 대국 모습<전자신문DB>
<돌바람 대국 모습<전자신문DB>>

IT뿐만 아니라 바둑계에서 AI에 관심을 보이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 알파고가 최정상급 프로 바둑기사 수준 기력을 확보한 데에는 방대한 데이터(기보) 학습의 영향이 컸다. 일본 사이트 KGS 아마추어 대국 기보 16만건을 데이터 삼아 스스로 학습했다.

양질의 기보 데이터를 확보하려면 저작권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구글처럼 막대한 자금력이 담보되지 않으면 어렵다. 한국기원이 협력하면 우리나라의 프로기사 기보 데이터 확보가 수월해진다. 개발 과정에서 프로기사의 자문 등 지원도 가능하다.

소프트웨어(SW)를 뒷받침할 컴퓨팅 파워 확보는 숙제다. 구글은 알파고의 막대한 연산을 지원하기 위해 1202개 중앙처리장치(CPU)와 176개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활용했다. 하지만 돌바람 개발사인 누리그림은 중소업체다. 기업이나 정부 차원 지원 없이 하드웨어(HW) 수급이 어렵다.

서석진 소프트웨어정책관(미래창조과학부 바둑선수단장)은 ICT 바둑대회 시상식에서 “돌바람은 컴퓨팅 파워가 PC보다 좀 나은 정도”라면서 “클라우드 등을 활용해 컴퓨팅 능력을 강화하고 돌바람을 업그레이드시켜 계속 대회에 참가하겠다”고 말했다.

이세돌 9단이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와 영상으로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전자신문DB>
<이세돌 9단이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와 영상으로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전자신문DB>>

바둑 AI 개발은 바둑계 발전, 교육 측면에서 유용하다. 알파고를 개발한 영국, 미국과 달리 동아시아에서는 바둑 인기가 높아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중국과 일본은 이미 자국 기원과 협력한 바둑 AI 개발을 하고 있다. 지난 3월 말 중국바둑협회와 중국인공지능학회가 모인 자리에서 중국 바둑 AI 개발 방안이 드러났다. 일본에서는 도쿄 대학원 AI 연구팀과 일본 기원이 공동 개발한 `젠`이 업그레이드 중이다.

김승동 누리그림 기획팀장은 “이세돌-알파고 대국에서 인간이 나쁘다고 평가한 수가 이기는 수가 됐다”면서 “새로운 바둑 전략 개발이나 바둑 교육 등에 AI가 활용될 소지가 크다”고 평가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