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인공지능 학교(AI School)

[전문가 기고]인공지능 학교(AI School)

알파고로 시작된 인공지능(AI)의 열풍은 정부와 산업계뿐만 아니라 일반인의 AI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는 기능을 했다. 하지만 알파고 사례에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알파고의 바둑 능력은 수천만개 기보 확보를 통한 꾸준한 훈련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처럼 AI 산업 발전에서 핵심 과제의 하나는 AI의 `효율` 학습에 있다. 즉 AI를 교육시키기 위한 지식 저장소가 있어야만 AI 개발과 활용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은 여건상 이러한 정보를 집합시킬 여력이 없어서 막상 AI를 개발하고도 이를 업그레이드할 수 없는 형편이다. 대기업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개인정보보호법, 저작권법 등 정보에 관한 규제나 법령을 준수하면서 정보를 축적하고 활용하기에는 매우 어려운 형편이다.

이와 관련해 2014년 8월 미국 코넬대, 스탠퍼드대, 브라운대,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버클리대 등 미국 주요 대학 연구진이 참여해 로봇이 공유할 수 있는 거대한 지식 저장소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개시하고 이미지 10억여점과 유튜브 비디오 12만점 및 매뉴얼 문서 1억여편을 업로드했다.

프로젝트 이름은 `로보 브레인(robo brain)`이며, 아마존 웹서비스(AWS) 퍼블릭 클라우드에 구축돼 있다. 로보 브레인 프로젝트는 로봇 지능 개발에 관한 것이지만 결국 AI 개발과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 AI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AI 공공학교 개설을 제안해 본다. AI 학교는 AI를 훈련시키고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정보 집합소 개념으로, AI를 교육하기 위한 형태의 거대한 AI 맞춤형 공공 지식 저장소이자 지식 엔진을 말한다.

욕, 명예훼손, 오류, 광고 등으로 꽉 차 있는 인터넷 상의 공개된 정보가 아니다. 비정형 형태로서 AI가 학습하기에 곤란한 형태의 정보도 아니다. AI에 적합한 형태로 AI 학교에 접속한 AI에게 1대1 교육을 시킬 수 있고, 특정 과정을 터득할 때까지 훈련 과정을 반복하는 주입식 교육뿐만 아니라 정보를 체계화해 배열함으로써 AI가 사전이나 매뉴얼을 찾는 것처럼 스스로 정보를 찾을 수 있도록 하는 학교가 필요하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채팅봇 `테이`가 생겨나지 않도록 AI 학교는 AI에게 윤리와 선, 질서에 대한 기초 교육을 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춰야 한다. AI 학교를 통해 얻은 AI의 정보를 AI 학교가 재활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선배 AI가 후배 AI를 가르치는 `자율형` 학교가 되는 게 바람직하다.

AI를 활용하는 자율주행자동차, 로봇, 스마트홈 등에 적합한 커리큘럼을 개발해 AI 유형에 맞는 맞춤형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AI를 활용한 각 산업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목적이 같은 여러 AI의 학습 루틴을 분석함으로써 동일한 목적의 교육이 필요한 AI에게 가장 빠른 학습 경로를 제공할 수 있는 AI 공공 학교가 개설되면 필연으로 AI 개발 및 성장에 `효율성`을 갖출 수 있어 앞으로 AI산업 발전 및 도약에 큰 발판이 될 것이다.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oalmephaga@minwh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