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돌파구` 안 보이는 모바일 창업, 1위기업도 예외 없어

국내 온·오프라인연계(O2O) 분야 등 모바일서비스 벤처기업이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소셜커머스, 배달, 숙박, 자동차 등 모바일사업 1위 기업이 예외 없이 대규모 적자로 허덕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를 기술 장벽이 아닌 자본 장벽으로 후발 주자를 제친 대가라고 지적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쿠팡(-5470억원), 티켓몬스터(-1419억원), 위메프(-1424억원) 소셜커머스 등 3사가 지난해 총 8000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갑절 이상 매출 성장을 내고도 적자를 기록한 배달의민족(-250억원)과 옐로모바일(-468억원), 야놀자(-76억원), 쏘카(-60억원) 등 창업 5년을 넘기고 창업초기기업(스타트업) 딱지를 뗀 기업들이 일반 기업이라면 `부실` 논란을 일으킬 정도의 적자를 기록했다. 내수시장 위축에 1분기 계절적 비수기를 통과하는 기업들의 상황은 더욱 나빠졌다.

사업 초반에 유사 애플리케이션(앱)이 난립하면서 경쟁사 대비 많은 가입자를 모으기 위해 대규모 광고 집행, 프로모션, 할인쿠폰 발행 등으로 부담을 떠안은 것이 문제다. 매출이 늘었지만 인건비, 판매촉진비 등이 최대 3배 이상 늘면서 적자 폭이 확대됐다.

야놀자는 2014년 12억원 수준이던 광고선전비가 지난해에만 110억원을 넘게 쓰면서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됐다.

인건비 부담과 함께 추가 수익 모델도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이용자 가격 저항과 품질 하락 문제로 고전하거나 폐업한 사례가 나왔다.

업계는 장기 차원으로 O2O 서비스를 비롯한 모바일 앱 창업의 투자 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이미 해외에서 스타트업 거품론과 내수시장 위축 등으로 인해 미국, 중국에서 전년 대비 벤처캐피털 투자가 크게 꺾였다.

김경환 성균관대 경영학과 교수는 “`퍼스트무버`를 자처하던 업체들이 후발 주자들이 쫓아오지 못하도록 장벽을 쳤는데 이것이 기술 장벽이 아니라 자본으로 만든 장벽이었다”면서 “지난해까지 해외 투자를 많이 받았지만 올해 추가 투자 유치나 수익 개선이 보이지 않는다면 앞으로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모바일 기업 실적들(2016년 전자공시 공개 기준)>


모바일 기업 실적들(2016년 전자공시 공개 기준)


김명희 기업/정책 전문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