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희변호사의 금융IT 속 법률] 금융O2O의 빛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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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희변호사의 금융IT 속 법률] 금융O2O의 빛과 그림자

핀테크 열풍의 한 축으로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가 대두되고 있다. O2O 서비스는 온라인 서비스인 모바일 디바이스 애플리케이션의 기능을 기반으로 오프라인 서비스를 보다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핀테크 산업의 한 축으로 다양하고 흥미로운 O2O 서비스가 전개되고 있는데, 음식배달 중개, 민박공유, 부동산매물확인, 카쉐어링 서비스에서 세차, 정비, 대리운전, 미용실, 모텔검색, 쿠폰까지 각종 다양한 형태의 새로운 모델이 등장하고 있다. 분류하자면 '산업 O2O'라고 부를 수 있겠다.

이와 같은 산업O2O는 모바일 결제서비스라는 도구(tool)로 비금융 서비스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금융과 큰 관련은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그 뒤에는 금융의 법적, 규제적 패러다임의 온라인/오프라인의 융합과 갈등 현상이 숨어 있다. 이러한 현상을 '금융O2O'라고 불러보는 것은 어떨까?

[이준희변호사의 금융IT 속 법률] 금융O2O의 빛과 그림자

경계가 사라지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결제
신용카드 또는 체크카드는 온/오프라인에서 주된 결제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오프라인 신용카드 거래에서는 신용카드사와 VAN사가 주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VAN사는 카드사와 가맹점 사이에서 부가통신망을 통하여 통신 및 정보처리 업무를 수행하여 결제를 중계하는 사업자를 말한다., 실제 카드를 긋고 서명을 하는 POS 단말기를 공급, 관리하는 역할까지 수행하기도 하지만, 통상 카드사와 가맹점 간의 대금지급결제에 관여하지는 않는다. 이와 같은 오프라인의 거래구조를 규제하는 것은 여신전문금융업법이다.

반면, 온라인의 거래구조를 규제하는 것은 전자금융거래법이다. 전자금융거래법에는 오프라인에는 없는 전자지급결제대행사(PG)가 등장하는데, 이는 입법 이전부터 온라인 쇼핑을 기반으로 일종의 대표가맹점으로서 소규모 가맹점들과 카드사와 사이에서 결제와 정산 업무를 대행하여 오던 온라인 결제 중개(brokerage)를 제도화한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PG들은 카드사와 이용자, 쇼핑몰 사이에서 자기들의 결제창을 띄워 카드사와 지급결제를 수행하고 카드사로부터 대금을 받아 가맹점에게 정산한다.

이와 같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체제의 상호 경계는 본격적인 핀테크의 소용돌이가 몰아치기 전까지는 평온하게 유지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격변하는 상황 하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각각의 플레이어들의 합종연횡과 함께, 온/오프의 경계를 넘나드는 시도가 일어나고 있다. 대형 PG업체가 오프라인VAN 시장으로의 진출을 선언했고, 실제 산업O2O의 흐름 속에서 스마트폰상의 모바일 결제 플랫폼이 오프라인 결제 프로세스를 대체하고 있다. 또한, 모바일 페이를 통한 오프라인에서의 직접결제가 늘어나면서 오프라인 결제에서 VAN사의 주요 수익원이 되었던 전표매입 수수료의 필요성에 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나아가, 기존에 규제 공백으로 인식되었던 오프라인PG시장이 새로운 먹거리 시장이 될지, 이 시장을 누가 개척할지도 관심거리이다. 이러한 현상은 핀테크 영향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격변하는 상황 속에서 기존의 전통적인 시장과 영업전략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기업들의 미래에 대한 절박한 인식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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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라인 결제구조의 상호 경계가 사라지면 우선 단기적으로는 극심한 경쟁으로 각 플레이어들의 수익성 이 악화될 것이다. 이는 오프라인 시장(카드사 – VAN사 – 가맹점) 및 온라인 시장(카드사 – PG사 – 하위가맹점)의 수익구조가 카드사의 수수료 수입의 일부를 나누는 형태, 즉 제로-섬 게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융합현상이 과연 새로운 부가가치와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살아남는 것은 사용자의 편의와 수요에 가장 정확하게 부응하면서 가장 안정적인 이용자 기반을 구축하는 플레이어일 것이다. 이는 결국 사용자의 이익, 불필요한 수수료 구조의 개선, 가치사슬(value chain)의 합리화 및 소비자에 대한 이익환원의 효과로 돌아올 수 있다.

예를 들어,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선언한 카카오은행이나 K뱅크의 전략과 같이, 이용자의 은행계좌와 모바일 결제수단 그리고 가맹점과 은행간의 직통 네트워크만으로 구성되는 결제네트워크 등 보다 혁신적인 모델이 상용화되고, 그 과정에서 기존에 불가피하게 발생하던 수수료, 관리비용 등을 절약하여 그 만큼을 다시 이용자에 대한 이익으로 돌려주게 된다면,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진정한 '간편결제'가 제 힘을 발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하여, 오프라인의 유통 분야나 전자상거래 분야의 대형 플레이어들이 본격적으로 지급결제 영역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움직임 또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전통의 지급결제시장 플레이어들만의 싸움을 넘어서서, 실물 거래와 물류의 강자들과의 '플랫폼 전쟁'의 승리자는 누가 될 것인가? 결국 이용자(user)의 마음을 사로잡는 자가 승리자가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충전식 사이버머니, 즉 선불카드와 선불전자지급수단 시장에서도 엿볼 수 있다. 오프라인에서 시작한 선불식 지급수단, 즉 선불카드는 구 신용카드업법에서 1994년 도입한 것으로, 일정한 한도 내에서 누구나 충전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실물카드를 말하는 것이었다. 선불카드는 현행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에서 정한 발행권면금액 최고한도기명식 500만원, 무기명식 50만원 내에서 일반적인 신용카드 가맹점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한편, 전자금융거래법은 2007년에 제정되면서 오프라인의 선불카드와 유사한 선불전자지급수단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였다. 이는 충전식 또는 적립식로 발행하여 여러 용도로 범용적으로 사용되는 사이버머니를 규제하기 위한 것으로서, 선불업 등록을 마친 전자금융업자와 선불업 등록도 필요 없는 은행, 카드 등 일부 금융기관이 발행할 수 있고, 주로 온라인 상에서 제휴된 사용처에서 사용되고 있다. OK캐쉬백, T머니를 연상하면 이해하기 쉽다. 최근의 네이버페이, 하나멤버스, M포인트, SSG페이 포인트 등 여러 유형의 비즈니스 모델이 속속 출현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 두 가지 서비스가 융합되고 있다. 신용카드사가 발행하는 카드는 원칙적으로 실물카드 또는 이와 연계하여 발행되는 모바일카드만을 의미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던 금융당국이 최근 이러한 해석을 변경하여 단독 모바일카드를 전격적으로 허용하였다. 반대로 온라인상의 선불수단을 송금수단으로 활용하는 모델, 온라인상의 선불수단을 다양한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쓸 수 있도록 하는 실물카드 모델도 대폭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 있다. 결국 얼마나 많은 가맹점을 좋은 조건으로 확보하고, 이용자 친화적인 UI를 구현하느냐를 무기로 한 무한전쟁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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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와 제공자의 편익을 고려한 제도가 필요
위와 같은 금융O2O의 현상에서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은 바로, 경계는 무너졌고 이를 통제하고 규율할 새로운 제도적 패러다임은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제도적인 규율의 시도 보다 시장이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앞서 나간다는 것이 가장 특이한 점이다.

그리고 그러한 규제 공백의 공간 속에서, 예상 외로, 새로운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출현하고 있는 것도 재미있는 현상이다. 전통적인 규제체계가 예상하지 못한 공백 속에서 휴대폰번호 기반 간편송금 서비스가 시장에 진출하고, 스마트폰 하나로 자유롭게 ATM에서 현금을 인출하며, 펀드의 수익률을 실시간으로 비교하여 투자하는, 말 그대로의 거대한 금융서비스의 융합이 시작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서 살아남기 위해 새로운 아이디어와 혁신으로 뛰어드는 새로운 참여자들의 용기와 비전이 온오프라인의 금융서비스의 프레임을 변화시키고 있다. 금융회사의 비즈니스도, IT도, 정보보호도 법률도 모두 이러한 현상의 영향권에 있는 것이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앞서 변화하여야 한다. 이러한 변화는 궁극적으로 금융소비자들의 편익을 증대시켜야 한다는 인식이 시장 참여자들에게도, 정부당국에도, 법률가에게도 필요한 시점이다. 섣불리 행정편의적, 법률편의적인 시각으로 손대는 것 보다는, 소비자보호와 금융질서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만을 중심으로 한 후견적(supportive)인 제도의 틀을 마련하기 위하여 모두 아이디어를 모아야 할 때다.

금융위원회에서 하반기에 도입을 발표한 규제 샌드박스 (Regulatory Sandbox) 제도가 좋은 예이다. 그 외에도 적극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금융규제포탈의 유권해석 및 비조치의견서 제도, 관련 규정 개정을 통한 기술중립성의 원칙 구현 (공인인증서, OTP 사용의무 폐지) 등도 같은 맥락으로 평가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산업O2O와 마찬가지로 금융O2O에서도, 기존에 온라인 혁신을 예상하지 못한 다양한 오프라인 규제의 과감한 개혁도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

물론, 이와 같은 적극적인 규제완화와 함께, 각 금융회사의 '자율보안 및 책임' 원칙, 소비자보호와 민원 처리 프로세스를 통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다만,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의 방지’를 명분으로 새로운 아이디어가 시도될 수 있는 공간(Playground)을 막아버리는 결과가 되지 않도록 모두들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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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희 financeitlaw@gmail.com MSX컴퓨터로 BASIC을 배우고 PC를 조립해보던 청소년 시절을 보냈다. 10년 가까이 금융전문 변호사로 활동하다 2010년부터 김앤장법률사무소에서 전자금융과 금융정보보호, 핀테크 업무를 총괄하는 금융IT팀의 책임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국내외 유수 금융회사 뿐만 아니라 다수의 IT/온라인서비스 회사와 혁신적 스타트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고객군에 대하여 법률자문과 컨설팅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