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BMW·벤츠·아우디…韓·獨 `자율주행` 기술 경쟁 1라운드 돌입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고, 스티어링휠(운전대)에서 손을 떼고 차량 스스로 주행하는 `자율주행` 시대가 현실로 들어왔다.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EQ900`는 고속도로에서 부분 자율주행이 가능한 `고속도로주행지원시스템(HDA)`을 장착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내달 국내 출시하는 10세대 `E클래스`는 앞 차 주행 궤적을 그대로 따라가는 `드라이빙 파일럿` 기능을 장착했다.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이 자율주행 기술을 상용화시키면서 그 경쟁은 점차 심화될 전망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준대형 세단 10세대 `더뉴 E클래스` (제공=벤츠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 준대형 세단 10세대 `더뉴 E클래스` (제공=벤츠코리아)

2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판 중인 차량 중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차종은 국산차 10여종, 수입차 10여종 등 약 20여종에 달한다. 이 중 올해 출시된 차량만 약 80%를 차지한다. 내달 출시하는 볼보 `XC90`을 비롯해 5~6종의 차량이 자율주행 기능을 장착하고 국내 시장에 선보인다.

현재 가장 진보된 자율주행 기능을 장착한 양산차량은 내달 출시하는 10세대 더뉴 E클래스다. 더뉴 E클래스는 60초 동안 운전대에서 손을 떼고 자율주행이 가능한 드라이빙 파일럿 기능이 탑재됐다. 이는 국내에 출시된 차량 중 가장 긴 시간동안 자율주행 기능이 구현되는 것이다. 드라이빙 파일럿은 최고 시속 130㎞ 속도까지 차선을 유지하고 앞 차량 주행 궤적을 적정 거리를 유지하면서 주행한다. 또 버튼 하나로 전면-후면-평행 등 모든 주차와 출차가 가능한 `파킹 파일럿` 기술도 더뉴 E클래스에 적용됐다.

마틴 휼러 메르세데스-벤츠 대형차 총괄 부사장은 “E클래스는 미국 네바다 주에서 최초로 자율주행 실험 면허를 취득한 양산차량으로 10초가량 구현되던 S클래스 드라이빙 파일럿보다 진보된 기술을 적용했다”며 “향후 C클래스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 등 다양한 차종으로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BMW 신형 7시리즈에 탑재된 `무인주차시스템(리모트 컨트롤 파킹)` (제공=BMW코리아)
BMW 신형 7시리즈에 탑재된 `무인주차시스템(리모트 컨트롤 파킹)` (제공=BMW코리아)

BMW는 플래그십 세단 7시리즈에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기능을 적용했다. 이 기능은 최고 시속 200㎞ 속도에서도 손과 발이 자유로운 상태에서 약 15초간 주행이 가능하다. 7시리즈는 주차 위치에 차를 댄 뒤 스마트키를 누르고 있으면 차가 자동 주차되는 `리모트 컨트롤 파킹` 기능도 장착했다. 주차 후 사람이 빠져나오기 힘든 좁은 공간에서 효과적이다. 다만 국내에서는 주파수 혼선 가능성 때문에 올 하반기에나 도입될 예정이다.

아우디 대형 SUV Q7은 `교통체증지원시스템(TJA)`이 적용됐다. 이는 도심의 차량 정체 상황에서 자동으로 가속과 제동, 조향을 하는 최첨단 시스템이다. 전방 레이더와 초음파 센서, 보조 카메라가 작동해 시속 65㎞ 이내에서 부분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극심한 정체 상황인 시속 3㎞ 이내에서는 운전대가 완벽하게 조향된다.

현대자동차 고급차 브랜드 플래그십 세단 `제네시스 EQ900` (제공=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고급차 브랜드 플래그십 세단 `제네시스 EQ900` (제공=현대자동차)

국내 완성차 업체 중 가장 진보한 자율주행 기술을 양산화한 곳은 현대차 제네시스다. 제네시스는 현재 EQ900에 최고 시속 100㎞ 속도로 고속도로에서 약 17초간 자율주행이 가능한 `고속도로주행지원시스템(HDA)`를 탑재했다. 차간거리제어기능(ASCC)과 차선유지기능(LKAS), 내비게이션 정보가 복합적으로 융합된 기술로 차간 거리 및 차선유지, 전방 차량 정차 시 자동 정지 및 재출발, 제한속도 구간별 속도조절 등의 기능을 통해 안전한 주행을 지원한다.

전문가들은 국내 시장에서 국산 브랜드와 독일 브랜드 간 자율주행 기술 경쟁은 부품업체 기술력 싸움과 같다고 판단했다. 제네시스는 현대모비스, 만도 등 국산 부품 업체들과 자율주행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한다. 독일 업체들은 보쉬, 콘티넨탈 등 독일 부품업체들과 함께 한다.

테슬라 모델3 (제공=테슬라)
테슬라 모델3 (제공=테슬라)

국내 부품업계 관계자는 “최근 테슬라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공동개발하기 위해 보쉬, 콘티넨탈, 델파이 등 글로벌 업체들을 배제하고 만도와 함께하기로 결정했다”며 “국내 자율주행 기술력은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국내 법규로 인해 활발하게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네시스·BMW·벤츠·아우디…韓·獨 `자율주행` 기술 경쟁 1라운드 돌입


류종은 자동차 전문기자 rje312@etnews.com